건설업계가 이달 말 만료되는 브릿지론 시행기간을 연장할 것을 정부에 건의했다.

　P-CBO(프라이머리 자산담보부 증권)와의 보증한도도 분리운영해 발주기관, 공동도급사 동의 등의 복잡한 절차 탓에 이용률이 떨어지는 문제점도 보완해 달라는 지적이다.

　대한건설협회는 최근 청와대, 여야 정책위 의장, 금융위원회, 국토교통부, 신용보증기금 등에 이런 내용의 ‘건설업 유동성 지원 보완방안’을 건의했다고 23일 밝혔다.

　정부가 앞선 지난 8일 ‘회사채 시장 정상화 방안’을 발표했지만 도산위기에 몰린 건설업계의 숨통을 틔우기에는 여전히 부족하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한국예탁결제원이 취합한 바에 따르면 건설사의 회사채 만기도래액은 올해 하반기 4조5430억원, 내년 상반기 5조원에 달한다. 게다가 100대 건설사 중 68개 상장사의 프로젝트파이낸싱 지급보증 잔액도 올해 3월말 기준으로 35조6000억원이다. 건설경기 장기침체 아래 신용도가 떨어져 회사채 발행마저 힘든 상황을 고려하면 이번 대책만으로는 중견건설사들의 도미노식 도산 위기를 덜어주기 어렵다고 건협은 지적했다.

　건협은 이에 따라 이달 말 종료되는 1년 한시의 건설공사 브릿지론 보증 시행기간을 추가로 연장하고 기업당 한도액도 현행 300억원에서 500억원으로 늘려줄 것을 건의했다. 10대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소속 건설사를 뺀 대기업 계열 건설사도 지원대상에 포함해 혜택을 확대할 것도 요청했다.

　현재 합쳐서 운용하는 P-CBO의 신용한도와 브릿지론의 보증한도도 분리함으로써 P-CBO 한도가 찬 건설사들이 브릿지론을 통해 자금을 확보할 수 있는 길도 열어 달라는 건의다.

　이에 더해 지난 2010년 12월부터 발행한 건설사의 P-CBO 만기가 돌아오는 데 따른 완충책 마련도 주문했다. 건협 분석에 따른 올해 P-CBO 만기도래액은 2010억원, 내년 3670억원으로 계속 불어날 상황이다. 반면 P-CBO 지원을 받은 건설사 대다수가 아직 갚을 사정이 안 된다. 과거 외환위기 때도 같은 상황이 빚어졌고 당시에는 탕감 방법까지 검토됐다.

　건협 관계자는 “P-CBO를 지원받은 건설사 중에 돌아오는 만기에 맞춰 상환할 수 있는 곳은 손으로 꼽을 정도”라며 “신용보증기금이 손실을 안고 해당업체에 구상권을 행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 다시 P-CBO를 이용해 갈아탈 수 있도록 하는 편이 현실적 해법”이라고 지적했다.

　건협은 이 밖에 P-CBO 최고지원 한도 내에서 등급별 지원한도를 추가 상향조정하고 P-CBO 편입대상 중소기업을 확대해 줄 것도 건의했다.

김국진기자 jin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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