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제안 50건 이하 제한은 원안대로 시행

　건설사의 기술제안이 부적격 판정을 받아 기존 원안설계를 채택하더라도 공사비는 이보다 낮은 업계 제안액으로 시공토록 할 수 있는 훈령 제정안이 철회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지난 11일 건설업계와 간담회를 갖고 이런 조항이 담긴 ‘기술제안입찰 심의운영지침 제정안’을 철회할 수 있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문제가 된 제정안 18조는 ‘기술제안입찰에서 부적격제안으로 심의 의결된 제안에 대해서는 산출내역서 금액의 증액없이 발주청에서 작성한 원래 설계로 변경해야 한다. 다만 원래 설계로 변경함에 따라 산출내역서 금액이 낮아지면 산출내역서 금액을 감액해야 한다’는 조항이다.

    그대로 시행되면 시공은 원 설계대로 하고 금액은 낮은 제안액을 채택토록 하는 발주기관의 횡포를 부채질할 우려가 있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국토부는 이날 간담회에서 제정안 18조의 본래 취지를 설명하고 업계 의견을 정리해 가져오면 그 의견을 존중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국토부 관계자는 “당초 정부 취지는 발주기관과 낙찰자간 불필요한 갈등과 분쟁을 차단하기 위한 목적이지만 업계 오해가 있는 것 같다”며 “제정안의 목적이 업계를 위해 기술제안입찰을 활성화하는 것이므로 업계가 반대한다면 무리하게 밀어붙일 생각이 없다”고 강조했다.

　업계가 폐기 쪽으로 의견을 모은다면 철회하겠다는 설명이다. 업계가 철회 쪽으로 사실상 의견을 모은 점까지 고려하면 8월23일 시행될 새 지침에서 해당 조항은 빠질 전망이다.

　건설단체 관계자도 “이번 주까지 관련 의견을 받을 계획이지만 업계 중론은 폐기 쪽으로 굳어진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당초 업계가 요청한 기술제안입찰 제안건수 확대(제정안 50개 이하→요구안 200개 이하) 건의는 수용할 수 없다는 게 정부 입장이다. 정부가 훈령 제정을위해 연구기관에 의뢰한 용역보고서에서는 제안건수 제한폭이 20~50개였을 정도다. 제안남발로 인한 사회적 비용을 절감하면서 공사품질을 확보할 접점 선에서 정부도 상당부분 양보했기 때문에 추가 조정은 어렵다는 게 국토부 설명이다.

　건설업계가 당초 건의한 기술제안 효과에 대한 사전검증기관 의뢰 및 검증조항 폐기, 부적격 제안서 점수 상향조정(60점 미만→80점 미만), 기술제안서 작성지침 위반사항 중 시뮬레이션 사용 조항 삭제 등도 수용하지 않는 쪽으로 사실상 결정됐다.

김국진기자 jinny@

〈앞선생각 앞선신문 건설경제-무단전재 및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