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능력평가제도 어떻게 고칠까?

내달 개선방안 연구용역 착수…정부 “제로베이스에서 검토”

　이르면 내달부터 시공능력평가제도 개선 작업이 본격화된다. 정부는 “그동안 제기된 여러가지 문제점에 대해, 제로 베이스에서 다양한 대안과 장단점들을 신중히 분석ㆍ평가하겠다”는 방침이다.

　국토교통부는 그동안 시공능력평가제도(이하 시평제)를 운영하면서 평가항목과 비중의 적정성, 제도운영의 효율성 측면에서 적지않은 비판과 문제 제기가 계속되고 있다고 보고, 이달 안에 ‘시평제 개선방안 연구용역’을 발주할 예정이다. 연구용역을 위한 4000만원의 예산도 확보해놓고 있다. 이어 내달부터 6개월 동안 용역을 진행한 뒤 내년 초 이후 건설업계 의견수렴과 공청회 등을 거치며 개선안의 윤곽을 그려나갈 계획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시평제는 발주자에게 건설업체에 대한 개략적인 정보를 제공해 부적격업체의 입찰을 제한하는 역할을 수행해왔고 등급별 유자격자명부, 공사대금 하한제, 제한경쟁 및 지명경쟁 입찰제한 등에도 활용돼왔다”며 “그러나 감사원을 비롯해 고비용-저효율 구조라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고 평가항목을 금액으로 환산하는 과정에서 합리성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많았다”고 설명했다.

　건설업계와 학계에서도, ‘시공능력’이라는 개념 자체의 모호함, 금액으로 환산하면서 업체들을 서열화시키는 문제점 등을 지적해왔다.

　최근 ‘건설공사 발주 지원을 위한 시공능력평가제도 개선방안’ 연구보고서를 냈던 이승복 국토연구원 연구위원은 “시공능력이란 건설업체가 수행할 수 있는 1건 공사의 예정금액이지만 현재는 업체의 연간 경영현황 위주로 평가하고 있고, 이질적인 항목을 금액으로 계량화하면서 평가항목이나 항목별 비중, 평가 범위에서도 합리성이 의심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국토부는 그러나 미리부터 어떤 구체적인 개선방향을 상정하지 않고 제로 베이스에서 모든 가능성을 신중히 검토하겠다는 방침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워낙 이해관계자가 많고 첨예ㆍ민감한 사안인 만큼 연구용역을 통해 충분한 자료수집과 의견수렴이 필요하다”며 “원칙적으로는 제도 자체를 폐지하는 방안까지 포함해 다양한 대안을 발굴하고 장단점을 분석하겠다는 방침”이라고 전했다.

　다만 시평 자체를 폐지하거나 항목별로 개별 고시하는 대안은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낮다는 진단이다.

　이승복 연구위원은 “발주자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면서 건설업체들의 전문화를 꾀하기 위해 항목별ㆍ세부공종별 실적과 준공실적을 추가로 공시하고, 공사준공 후 발주자의 실적평가를 시평에 반영해 피드백 체계를 확보하는 작업이 필요하다”며 “평가항목의 가중치를 축소 조정하되 항목별 평가 때도 전문기관의 신용등급, 고용창출 및 상생협력 성과 등을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신정운기자 peace@

〈앞선생각 앞선신문 건설경제-무단전재 및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