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공정한 도급계약을 무효화하고, 발주자의 공사대금지급보증 제도를 도입하는 내용이 담긴 ‘건설산업기본법’의 개정은 2012년 5월 대한건설협회의 건의로 시작됐다.

　대한건설협회는 당시 한국건설산업연구원과 공동으로 민간공사 준공금 미지급 관련 조사를 추진했고, 1차 업계 간담회를 열어 불공정 특약 사례를 수집했다.

　이후 8월에는 김희국ㆍ나성린 새누리당 의원이 주최하고, 건산연이 주관한 ‘공공공사 발주제도 및 대금지급시스템 개선 토론회’를 통해 건설산업 경제민주화의 실마리를 마련했다.

　최삼규 대한건설협회장은 토론회에서 “최저가낙찰제는 덤핑입찰을 야기하며 시설물의 품질을 저하시키는 등 각종 부작용을 낳고 있다”고 지적, 공공공사뿐 아니라 민간공사의 불공정 행위 개선을 설명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이이재 새누리당 의원은 민간건설공사 현장을 방문하며 불공정 행위 실태 파악에 착수, 같은 해 10월 국토교통부(전 국토해양부) 국정감사에서 민간공사 발주자의 횡포를 건설사 임직원의 증언을 통해 공개했다.

　국회의원뿐 아니라 국토교통부(전 국토해양부)도 이 의원의 지적에 대해 상당히 심각한 문제라는 데 공감대를 형성하고 제도 개선에 긍정적 신호를 보냈다.

　이 의원은 이를 바탕으로 같은 해 10월 부당특약을 근절하는 내용의 ‘건설산업기본법 개정안’을 발의한 데 이어 11월에는 국회도서관에서 ‘민간건설공사의 대금지급 등 공정거래질서 확립 세미나’를 열어 국토부와 학계 등의 여론을 뜨겁게 달궜다.

　대한건설협회도 제도 개선을 위한 2차 업계간담회를 개최했고, 건산연은 ‘민간건설공사 대금지급 및 공정성 확보방안 연구보고서’를 발간하며 입법화에 힘을 보탰다.

　올 2월부터 국토위에 상정ㆍ심의를 거쳐 이번 임시국회에서 빛을 보게 됐다.

한형용기자 je8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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