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가 건설산업 경제민주화 방안으로 300억원 미만 공사의 예정가격 결정 시 실적공사비를 적용하지 않는 방안을 추진한다.

　23일 국회에 따르면 국회 법제실은 지난주 초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국가계약법ㆍ지방계약법 개정안’을 접수, 이번주 초에 심의 결과를 제출한다.

　안전행정위 소속의 김영주 새누리당 의원이 주도했으며, 기획재정위 소속 새누리당 의원과도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개정안은 국가ㆍ지방계약법에 각각 중소업자, 하도급자, 자재ㆍ장비업자, 건설근로자 보호를 위해 추정가격 300억원 미만 공사의 예정가격 결정 시 실적공사비를 적용하지 않기로 하고, 이를 위해 추정가격 및 예정가격의 산정 등에 관한 법적 근거도 신설하는 방안을 담고 있다.

　실적공사비는 2004년에 건설공사 등의 예정가격 산정 시 ‘계약단가’에 반영하고자 도입됐다.

　그러나 낙찰률이 적용된 ‘계약단가’를 실적공사비로 해 또 다른 공사에 반영하면서 낙찰률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악순환 문제가 나타나 업계의 반발이 확대된 상황이다.

　예를 들어 A사가 도로공사를 예정가격 100원 대비 80원에 수주했다면, 다음에 발주되는 도로공사는 80원을 100원으로 보고 예정가격을 작성해 결국 건설사는 80원을 기준으로 80% 내외의 낙찰률로 공사를 수주하는 구조다.

　입찰이 계속 진행될수록 초기 예산과는 큰 차이가 발생한다.

　현재 지방자치단체는 조례를 통해 50억~100억원 이상 공사에 실적공사비를 적용하고 있으며, 국가 등 공기업은 거의 모든 공사에 반영하고 있다.

　앞서 김희국 새누리당 의원은 지난해 9월 국회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서 “건설업체를 서서히 말려 죽이는 실적공사비 제도와 최저가낙찰제 문제가 심각하다”면서 “실적공사비는 실제 공사에 들어간 비용이 아니다. 계약내역서상의 계약단가에 불과하다. 계약단가는 공사를 수주하기 위해 원가보다 낮게 써낸 가격이어서 차기 공사의 예정가격이 되는 ‘모순의 악순환’”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대한건설협회와 대한전문건설협회 등은 올 초 국회뿐 아니라 국토교통부 등에 실적공사비 폐지 등에 대한 건의를 지속해왔다.

한형용기자 je8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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