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하도급법’ 적용… 손해의 공평·타당성 분담이 기본원칙

일본, ‘제도 자체 없다’·미국, 위헌성 제기 팽배

이른바 경제민주화 법안을 놓고 건설업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대표적 경제민주화 법안인 공정거래법 개정안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놓고 우려 섞인 목소리가 일고 있다.

현재 공정거래법 개정안은 불공정거래행위 등으로 인해 발생한 손해에 대해 그 손해의 3배 이내의 범위에서 배상책임을 강제하고 있는데, 이에 대해 업계는 공정거래법 개정안 처리와 관련해 소송이 남발될 수 있는 예상치 못한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28일 공포된 일명 하도급법 개정안과 비슷한 골자지만, 공정거래법의 경우 원·하도급 거래뿐만 아닌 모든 거래시 성립된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각종 공정거래법상 규제를 받는 상황에서 징벌적 손해배상까지 가세하면 이중처벌 우려가 있고, 시장에서 형성된 납품단가까지 협상을 요구하고 나설 수 있다며 강력 반박하고 있다.

문제는 기업간 거래가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의 관계에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소기업과 개인 등 무한대의 관계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대한건설협회 한 관계자는 “추후 징벌적손해배상제 적용시 소송이 남발할 수도 있고 자칫 소송으로 인한 경제비용 낭비, 경영활동 위축 등 부작용도 예상된다”고 우려하며 “이미 하도급법 법위반사항에 대한 징벌적손해배상이 도입된 만큼 하도급법에서의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운영추이를 지켜보면서 도입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피력했다.

실제 우리나라 손해배상제도는 손해의 공평·타당성 분담을 기본원칙으로 하고 있으며, 실손해를 넘어 형사적 성격을 갖는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채택하지 않고 있다.

일본의 경우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자체가 없고, 미국 등도 위헌성 및 적용 축소에 대한 논의가 지속적으로 제기 중이다.

건설사 한 관계자는 “건설산업의 현실이나 현행 규정 등을 제대로 살피지 못한 채 ‘경제민주화’ 실현 등 시류에 편승한 무책임한 행위”라며 “정상적인 내부 거래를 통해서 경쟁력을 확보하는 거래들마저도 불법으로 간주될 수 있다는 것은 그야말로 간신히 숨 쉬고 있는 기업경영에 목을 쥐는 꼴”이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