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건설 사업성평가 활용도 낮다

　평가 실적 거의 없어…중소사 해외 프로젝트 보증 발급 차질 우려

　중소ㆍ중견건설업체의 해외 진출을 돕기 위해 해외건설협회가 올해부터 대폭 강화한 사업성평가가 제대로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한국수출입은행과 무역보험공사의 해외 프로젝트 보증발급 심사에 사업성평가를 반영을 강화하고, 건설공제조합의 보증발급 심사에도 활용한다고 발표했지만 실제 관련 업계로부터 외면받고 있는 모습이다.

　16일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일시적으로 재무구조가 어려운 기업이 수주한 프로젝트라도 사업성평가를 통해 검증을 받으면 신용으로 보증발급이 가능하도록 지원할 계획이지만 아직 실적은 거의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해건협은 정부가 중소ㆍ중견건설사에 대한 보증 지원을 강화하면서 사업성평가 의뢰가 급증할 것으로 보고 지난 3월 조직개편을 통해 사업성평가실을 신설하고 엔지니어 중심으로 인력까지 보강했지만 3개월이 넘도록 조직을 제대로 가동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건설공제조합 등 민간 금융기관의 실적이 전무한 상태다.

　건공은 지난해 해건협과 해외건설공사 보증지원을 위한 업무협약(MOU)를 맺고, 올해 해외보증 규모를 2000억원으로 대폭 확대하기로 발표하면서 사업성평가 의뢰가 많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아직 단 한 건의 의뢰도 하지 않았다.

　최근 해건협은 연구용역을 통해 원청과 하청을 구분해 사업성을 평가하고, 분기별로 해외건설 프로젝트 진행상항을 점검하는 등의 새로운 사업성 평가 방안을 만들었지만 보증서 발급을 담당하는 기관들의 관심은 그리 높지 않아 보인다.

　건공 관계자는 “해건협이 이번에 마련한 사업성 평가 방안이 예전보다 상당히 보완됐다”면서도 “앞으로 해외 프로젝트에 대해 보증서를 발급할 일이 있으면 해건협의 사업성 평가를 의뢰할 것이지만 일단은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수은과 무보 등 국책금융기관도 해건협의 사업성 평가를 적극적으로 이용하지 않는 모습이다. 해건협에 사업성 평가실이 만들어진 이후 국책금융기관이 사업성 평가를 의뢰한 프로젝트는 1~2건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민간 상업은행들의 관심은 더욱 낮은 실정이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중소ㆍ중견 건설사들이 해외사업에서 가장 어려움이 큰 보증발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하지만 실제 보증발급 기관에서는 여전히 중소ㆍ중견 건설사들에 대한 보증발급을 꺼리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해건협 관계자는 “아직 중소ㆍ중견 건설사가 수주한 프로젝트에 대해 사업성 평가를 반영해 보증서를 발급하는 일에 금융기관들이 부담을 느끼는 것 같다”면서 “사업성 평가 활용을 늘리면서 인식을 개선해 나가는 수밖에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해석기자 haese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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