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관리비 집행을 둘러싼 각종 비리ㆍ분쟁을 해소하기 위해 외부 회계감사와 공사ㆍ용역 계약서 공개를 의무화하는 등 상시 감시체계가 가동된다.

　국토교통부는 아파트 관리비를 둘러싼 국민의 걱정과 불안을 근본적으로 해소할 수 있도록 28일 ‘아파트 관리제도 개선대책’을 발표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국민 60% 이상이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고 아파트에서 징수ㆍ집행되는 관리비와 장기수선충담금이 연간 10조원에 이르는 등 국민생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최근 일부 관리주체 및 입주자대표회의의 아파트 관리비 횡령, 아파트 공사ㆍ용역을 둘러싼 비리 등 각종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고 종합대책의 배경을 설명했다.

　개선대책의 핵심은 상시적 감시체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먼저 일부 부도덕한 관리사무소장이나 주택관리업체의 관리비 사용비리 근절을 위해, 입주자대표회의가 요청하는 경우에만 외부 회계감사를 실시하던 것을 300가구 이상의 단지는 2년마다 외부 회계감사를 실시하도록 의무화했다.

　또한 아파트 공사ㆍ용역 시행 과정에서 비리가 집중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관리소장이 입주민에게 공사ㆍ용역 계약서를 공개하도록 의무화했다. 특히 수의계약처럼 악용되고 있는 지명경쟁 입찰을 개선하기 위해, 지명경쟁에 부칠 수 있는 경우를‘특수장비ㆍ기술을 보유한 자가 10인 이내인 때’로 제한했다. 아울러 지자체나 공공기관이 공사ㆍ용역계획의 적정성과 타당성에 대해 입주자대표회의나 관리소장에게 자문을 할 수 있도록 했다.

　감시체계 구축과 더불어 비리자에 대한 처벌도 강화된다.

　개선대책은 횡령이나 뇌물 등 부정한 재물ㆍ재산을 취득한 경우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하던 것을, 2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을 부과하도록 강화할 예정이다. 지자체 시정명령에 불응한 경우에도 과태료를 종전 500만원 이하에서 1000만원 이하로 높인다.

　이와 함께 입주자대표회의 구성을 위한 선거관리위원회도 지자체 감독 대상에 포함시켜 대표회의 선출 단계부터 공정성을 제고하며 입주자대표회의 선거에는 전자투표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관리사무소장은 보수교육을 종전 평생 1회에서 앞으로는 3년마다 받도록 하고, 입주자대표회의 교육도 ‘임의’에서 ‘의무’로 개선한다. 주택관리업체에 대해서는 지자체에서 일제 점검한 뒤 등록기준 미달업체는 등록을 말소하고, 등록기준도 강화하기로 했다.

　이밖에 장기수선충당금을 사용하는 도색ㆍ방수 등 공사의 경우 현재 계약주체를 현재 주택관리업자에서 앞으로는 책임소재가 분명한 입주자대표회의로 하도록 개선했다. 장기수선충당금 제도는 연구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추후 개선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국토부는 “아파트 관리의 투명성을 크게 높이고 관리 수준이 한 단계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하며 “대책이 조기에 가시화될 수 있도록 주택법 개정안을 6월 중 국회에 제출하고, 시행령 등 개정사항도 신속하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또 “국민 불안이 큰 만큼 법령개정 전이라도 회계서류 임의폐기 금지, 공사ㆍ용역 계약서 공개, 지자체 감사 등은 지자체 행정지도 등을 통해 6월 중 시행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공사ㆍ용역 계약의 적정성 검토 지원을 위해 주택관리공단의 공사ㆍ용역 자문서비스도 6월 중 실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신정운기자 pe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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