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대기업들의 ‘단가 후려치기’ 등 하도급법 위반 시 부과하는 과징금을 대폭 높이기로 했다.

　다음달에는 공정거래법 위반행위에 대한 과징금도 대폭 상향조정될 예정이어서 공정위발 ‘과징금 폭탄’이 현실화될 전망이다.

　공정위는 하도급법 위반 사업자에게 부과하는 과징금 부과율을 상향조정하는 내용을 담은 ‘하도급법 위반사업자에 대한 과징금 부과기준에 관한 고시’를 개정, 오는 22일부터 시행한다고 19일 밝혔다.

　공정위는 우선 과징금 부과율을 2%포인트씩 상향조정했다. 이에 따라 위반점수 구간별로 현행 1~8%인 과징금 부과율이 3~10%로 높아졌다. 이렇게 하면 실제 하도급법 위반 기업들에 부과되는 과징금이 50~70% 수준까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예를 들어 지난해 하도급사에 대한 부당 위탁취소로 16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은 A사의 경우 새 고시를 적용하면 과징금이 26억7000만원으로 67% 가량 늘어난다. 부당 하도급대금 결정(단가 후려치기)으로 23억원의 과징금을 맞은 B사 역시 새 고시를 적용하니 과징금이 34억5000만원으로 50% 가량 증가했다.

　선중규 공정위 제조하도급개선과장은 “과징금 부과액을 높여 하도급법 위반으로 인한 기대이익을 감소시킴으로써 위반행위에 대한 억지력이 제고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공정위는 또 현장조사를 방해하는 행위에 대한 과징금 가중한도 역시 현행 20%에서 40%로 상향조정했다. 조사방해 행위를 유형별로 △폭언·폭행, 고의적인 현장진입 저지·지연(40% 이내) △자료의 은닉·폐기, 접근거부 또는 위·변조(30% 이내) △기타 조사방해(20% 이내) 등으로 나눠 가중비율을 달리 적용했다.

　이어 수급사업자에 대한 보복조치에 대한 과징금 가중한도를 현행 20%에서 30%로 높였다.

　특히 서면 계약서 지연발급 행위에 대해서도 원칙적으로 과징금 부과대상에 포함했다. 그동안 서면 지연발급 행위는 일률적으로 과징금 부과대상에서 제외돼 수급사업자 보호에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이같은 과징금 상향조정이 대기업보다는 중소·중견업체의 부담가중으로 이어질 것이란 지적도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대부분의 하도급법 위반사례가 중소·중견업체에서 나오고 있다”면서 “오히려 대형사들은 하도급 관리를 철저히 하기 때문에 적발되는 경우가 많지 않다”고 말했다.

　공정위도 이를 감안해 과징금을 정할 때 위반사업자의 사업규모에 따라 최대 50%까지 깎아줄 수 있도록 했다. 영세 사업자의 과징금 부담을 덜어주려는 조치다.

　공정위는 하도급법에 이어 다음달에는 공정거래법 위반사업자에 대한 과징금을 상향조정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공정위는 위반행위에 대한 억지력을 높이겠다고 하지만 요즘처럼 건설업이 어려울 땐 어쩔수 없이 법을 위반하는 경우 대부분이다. 무조건 과징금만 높인다고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고 말했다.

　<하도급법 과징금 고시 개정 주요내용>

　△과징금 부과율 상향 조정 : 위반점수 구간별 2%p씩 상향조정

　△조사방해 행위(20→40%) 및 보복조치 금지 위반 행위(20→30%) 과징금 가중한도 상향 조정

　△서면 지연발급 행위 과징금 부과대상 포함

　△과징금 산정시 위반사업자의 사업규모 고려 : 최대 50% 감경

김태형기자 k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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