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과 가스의 실질적 민영화정책이 요금 인하 등의 편익보다는 민간이익 독식이라는 사회적 폐해를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사회공공연구소가 최근 발행한 ‘박근혜 정부의 친재벌 에너지 정책’이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998년 IMF 외환위기를 기점으로 추진됐던 전력·가스산업 민영화 정책이 재벌들에게는 막대한 수익을 가져다 준 반면 요금인하 효과는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력산업의 경우 올 3월 기준으로 민간발전 비중은 10~13% 정도다. 그러나 당기순이익 총액은 발전공기업보다 오히려 많다. 연구를 담당한 송유나 사회공공연구소 연구위원은 “현재의 전력거래제도는 민간에게 유리하게 설계돼 있다. 한전과 발전공기업간 거래를 중단하고 민간에 한해 제한적·규제적 시장으로 거래시장을 한정시켜야 한다”며 “무한정 이윤을 보장하는 용량요금제도, 상한 없는 SMP 등 제반 제도를 전면 개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가스산업의 경우도 민영화정책은 중단됐지만, 민간 직수입 규제가 점차 완화되고 있다. 이와 관련 송유나 연구위원은 “민간 기업들이 가스공사보다 더 저렴하게 가스를 직수입할 수 있다고 하지만 실제 이것은 민간기업의 효율성보다는 정부가 민간기업에 특혜를 줬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라며 “2000년대 초반 가스공사의 장기도입계약을 정부가 승인만 해줬어도 민간기업보다 더 낮은 가격으로 국내에 천연가스가 공급될 수 있었다”고 역설했다. 송 연구위원은 또 “직수입이 완화될 경우 천연가스 수급불안과 도시가스 요금인상이 불가피하다”면서 “가스직수입은 당장 중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