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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인증기관 엄습에 토종 인증기관들'화들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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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시험인증기관들이 국내시장에 대거 뛰어들면서 정부 공식인증기관들 역시 무한경쟁에 돌입했다. 지금까지 ‘국가공식인증기관’이라는 타이틀에 기대 있었다면, 이제는 전문성·가격·서비스·시험설비 등 경쟁력으로 승부해야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
이에 따라 최근 국내 시험인증기관들이 자체적으로 특화된 산업을 발굴하고 해외시장에 적극 진출하고 있다. 이는 시험인증시장에 경쟁이 도입되면서 새로운 먹거리를 찾기 위한 자구책인 셈이다. 또 기술자주권을 확보하고 수출기업의 핵심기술을 보호하기 위한 노력이다. 대표적인 국내 시험인증기관인 한국산업기술시험원(KTL)과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KTR), 한국기계전기전자시험연구원(KTC) 3곳의 올 경영전략을 소개한다.
◆KTL “지역별 특화산업 육성”
올해 KTL은 지역별 특화산업을 육성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타 기관의 차별화를 위해 거점도시와 지역 중심의 지역사업 특화전략을 수립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지난 한 해 동안 지역별 고객성향과 국가광역개발계획 정책분석을 실시했으며, 각 지역별 특화산업 발굴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지역사업 차별화 전략을 수립했다.
이에 따라 KTL은 앞으로 지역 네트워크를 확대, 전국 6개 종합 시험인증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수도권(종합)·강원권(의료기기)·호남권(환경설비)·충청권(IT융합)·대경권(모바일)·동남권(기계·에너지)으로 네트워크를 분리, 지역 시험소 인수합병을 통한 지역별 사업을 활성화하겠다는 설명이다.
M&A와 파트너십을 통해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하는 것 역시 KTL의 2013년 목표다.
이를 위해 해외사업 전담조직을 구성했으며, 글로벌시장 세부 진출 전략을 수립했다. 추진 동력을 우선 확보하기 위해서다.
지사 설립, 조인트벤처, 인수합병 등 해외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세부추진전략과 중장기 해외진출 로드맵을 도출하려는 움직임도 활발히 하고 있다. 올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KTL이 가장 중시하는 것은 조직원의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다. 전문교육기관 위탁교육을 통해 글로벌 전문인력 양성을 추진하고 있으며, 해외사업 강화를 위한 M&A 전문인력을 채용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원조사업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신흥개발국 원조사업을 통해 현지 시험인증시장 선점 전략을 실행 중이며, 해외협력 유관기관과 공동사업을 추진, 개발노하우를 수출한다는 방침이다.
최근에는 진출을 검토하고 있는 중동과 북미, 동유럽 지역을 대상으로 시장을 조사하고 후보기업을 물색하는 등 인수대상 기업의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나가는 중이다. 또 적정 후보지역을 선정한 뒤 해외시험소를 설치하기 위한 해외사무소를 운영하기로 했다.
물론 해결해야 할 과제도 있다.
현재 KTL의 최대 당면과제는 ‘지방이전’이다. 공공기관지방이전 정책에 따라 경남혁신도시로 이전을 앞두고 수도권과 지방의 균형발전을 위한 별도의 전략이 필요한 것이다. 또 매출 80%를 차지하는 수도권 고객들의 경쟁기관 이전에 따른 사업수익 감소도 KTL이 해결해야할 문제로 지적된다.
KTL은 고부가가치 사업에서 돌파구를 찾았다. 가장 먼저 플랜트, 항공 등 엔지니어링 기반의 시험평가 컨설팅 사업모델로의 전환을 추진했다. 또 부품소재와 신재생에너지, 스마트그리드 등 국가 신성장동력산업에 대한 R&D에 참여했다. 정보통신과 자동차, 선박 등 국가주력산업 시험평가 역시 늘렸다. 정보통신분야의 선제적 시험평가 기술개발을 통한 국가기술 주권을 수호했으며, 자동차와 선박산업에 대한 국내 최고 시험평가서비스를 제공해 기술력을 알렸다.
남궁민 원장은 “오는 2020년까지 기술신뢰도를 높여, KTL의 고유인증제도인 ‘K마크’의 영향력을 점차 확대해 나갈 것”이라며 “이를 통해 시장경쟁 우위를 확보, 무한경쟁시대에서 살아남겠다”고 다짐했다.
◆KTR “글로벌 시장 진출”
KTR은 해외시장으로 진출하기 위한 움직임을 활발히 하고 있다.
KTR은 해외시장이 새로운 먹거리라는 생각에 부지런히 움직여 왔다. 유럽(CE)·미국(FCC)·일본(JIS)·러시아(GOST-R)·중동(SASO)·호주(C-tick)·프랑스(NF) 등 주요수출국 인증을 글로벌 인증기관에 비해 짧은 기간과 적은 비용으로 제공, 해외 진출기업들의 부담을 크게 줄이고 있다.
지난 12월에는 중국의 항주서욱제품유한공사와 40억 상당의 합자 투자 수행 의향서에 서명, 중국 현지에 합자 시험소를 설치키로 했다. 국내최초로 중국정부 공인 시험인증기관 지위를 확보하는 셈이다. 이를 통해 중국 현지에서 국내기업의 중국진출과 현지기업의 내수 및 제 3국 진출을 직접 지원하게 된다. 현지 기관에만 시험인증 권한을 부여하는 중국의 기술규제 장벽을 ‘직접돌파’ 방식으로 극복한 것이다.
이 외에도 올 상반기 안에 미국 내 시험소 2곳을 인수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에만 매각 의사가 있는 10여개 미국 시험기관에 대한 실사를 거쳤으며, 올해 초 5곳 정도를 더 검토하고 있다. 특히 미국 국가지정시험소 자격을 갖추고 있는 시험소를 사들여 미국시장에서의 시험인증을 직접 지원할 수 있게 할 계획이다.
최근엔 러시아와 카자흐스탄, 벨라루스에서 공동도입하는 강제인증인 ‘CU인증’에 대비하기 위해 러시아 지사 설립을 진행 중이다.
조기성 원장은 “세계 시험인증시장은 지난해 100조원을 넘어설 정도로 거대 산업을 성장했으나 우리나라 시험인증 기관은 국내시장의 절반도 담당하지 못하고 있으며, 이는 고스란히 국내기업 경쟁력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면서 “시험인증기관의 글로벌화는 수출주도형인 한국 산업구조상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KTR은 올해 국내 인프라 확충에도 주력하고 있다.
먼저 상반기에 309억여원이 투입된 헬스케어연구소를 화순에 준공한다. 지식경제부 광역경제권 선도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된 이 사업으로 KTR은 세계적인 수준의 헬스케어연구소를 보유하게 된다. 화순 헬스케어연구소는 주변 전라남도 생물의약연구센터와 전남대학교 병원, 녹십자 등과 함께 생물의약 클러스터의 한 축을 담당해 연구개발에서 제품생산과 인증에 이르기까지 체계적인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 전남지역의 풍부한 헬스케어 소재의 효능평가와 기능성식품의 고부가가치화를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아울러 울산에 총 222억원을 투자해 설립하고 있는 ‘조선해양 도장·표면 처리센터’는 선박과 플랜트의 3요소 중 하나인 도장·표면처리 분야의 기술력을 높여 기간산업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주요 인프라 역할을 하게 된다. 이밖에도 오는 5월 부산시험소를 설립해 영남지역 기업들에게 보다 빠르게 전기전자분야 등 시험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조기성 원장은 “최근 5년 간 KTR은 글로벌 시험인증기관과 직접 경쟁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에 주력, 이를 통해 국내 시험인증시장을 지키고 기업경쟁력 강화에 기여해 왔다”며 “올해 국내·외 인프라 구축을 통해 KTR은 ‘세계 Top5 시험인증기관’이라는 비전에 더 가까이 다가설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KTC “중소기업 기술력 향상에 주력”
KTC는 올 한 해 중소기업의 기술력 향상을 위한 지원방안을 대거 마련했다.
이를 위해 기존 시험가능 산업분야 이외에 녹색기술, 융·복합기술 등 국내 중소기업의 신성장동력산업 기술경쟁력지원을 위해 최첨단 고가 장비를 구비하고 시험원의 전문기술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수출 상대국의 표준과 기술규정, 인증절차 등에 대한 컨설팅 서비스도 제공한다.
또 2013년 중소기업의 기술경쟁력 제고를 위해 해외인증활성화, 신성장동력 시험인증 평가기반강화와 기술지원, 에너지설비 기술평가, 신뢰성향상과 표준개발업무 강화, 중소기업의 판로지원 등을 역점 사업과제로 선정해 추진할 계획이다.
우선 해외인증 활성화에 주력할 방침이다. 다자간 상호인정협정인 CB인증제도를 활성화해 수출 시 해외규격을 획득하기 위한 동일한 시험 반복에 따른 추가 경비 부담을 없앨 예정이다. 또 국내 제조업체가 원하는 시간에 국가별 인증을 서류심사 절차만으로 취득할 수 있게 지원하고 미국의 에너지 스타·일본의 PSE·러시아-벨라루스-카자흐스탄의 CU 증 주요 수출국의 인증자격을 획득, 국내 기업의 해외 시장공략을 적극 지원해 나간다는 설명이다.
신성장동력의 시험인증 평가 기반을 강화하는 데에 힘을 쏟는다. 신성장동력 17개 기술로드맵을 통해 시험평가 인증시스템 기반을 강화, 성장가능성이 높은 고부가가치 기술을 중심으로 시험항목을 재편하고 있다.
에너지설비 기술평가도 준비 중이다. KTC는 신흥 자원보유국의 에너지설비 수요가 점차 늘어날 것으로 판단, 이미 에너지설비 분야에서 독립시험소를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열교환기·송풍기·압축기·펌프류 필터류와 댐퍼류 등의 부품류와 공기 급배기 시스템 등 관련 분야 제품의 기술을 평가, 국내 중소제조업체의 기술력향상에 기여한다는 방침이다. 또 해외 수출용 에너지설비에 대한 해외인증을 추진, 수출업체의 해외시장 경쟁력 제고에 주력할 계획이다.
KTC 측은 신성장 동력산업분야의 국제인증체계를 확립하는 것을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비결로 꼽는다. 이를 위해 에너지스타 기관, 고도수 처리기관, 산업용세정제 규정 제정기관으로의 지정을 추진 중이다.
심윤수 원장은 “고객의 필요를 파악하고 적극적으로 해결책을 제시해 주는 ‘동반자’로서의 KTC가 되겠다”면서 “이를 위해 매년 외부 CS교육을 통해 고객의 필요를 찾아내고 기존 우리 기관의 문제점을 지속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노력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또 “끊임없는 변화와 혁신을 통해 소비자의 안전지킴이와 기업의 성장을 지원하는 역할에 최선을 다하다보면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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