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해외건설시장에서 보증서 발급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건설사들을 지원하기 위해 다음달 내로 사업성평가 모델을 마련해 보증발급 기관에 활용하도록 할 계획이다. 건설사의 재무적 신용평가만으로 정했던 보증한도액 기준을 하반기부터는 사업성 평가도 일정 부문 반영한다는 의미다. 하지만 보증기관들이 대형건설사들에 비해 보증사고(본드콜)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은 중소건설사들에게 충분한 수준의 지원에 나설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리고 있다.

　24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13년 해외건설 추진계획’에 따르면 무역보험공사(무보)와 한국수출입은행(수은)은 올해부터 중소건설사가 해외에서 수주한 해외건설프로젝트의 이행성보증발급 과정에 사업성평가를 추가할 예정이다.

　지금까지는 중소건설사들의 해외 프로젝트에 대해서는 매출과 자기자본 지표 등 재무지표로 이행성보증 발급 여부를 결정했지만 앞으로는 사업성이 충분한 경우에는 매출이나 자기자본이 부족하더라도 보증한도액을 일정정도 상향한다는 것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해외건설 보증발급 과정에 사업성 평가를 반영하도록 한다는 것이 핵심”이라면서 “사업성만 있다면 담보 없이도 이행성보증을 받을 수 있는 중소건설사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다.

　건설업계에서는 보증발급 과정에서 사업성평가가 추가되면 지금보다는 보증발급 기회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사업성평가 반영 비율이나 중소사 대상 보증 총액 등이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중소건설사들의 해외건설 보증 갈증이 당장 해소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수은 관계자는 “중소건설사들이 해외에서 보증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사실은 다 알고 있는 내용이지만 아직 사업성평가를 얼마나 반영하고 전체 보증발급 규모 가운데 중소기업 비중을 어느 정도로 할 것인지에 대해 결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특히 사업성평가 기준이 생긴다고 하더라도 보증기관이 보증사고 위험이 높은 중소건설사들에 대해 담보없이 적극적으로 보증서를 발급해 주기를 바라는 것은 무리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무보 관계자는 “물꼬를 튼다는 차원에서 중소건설사들에게는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도 “현재의 재무평가를 하지 않을 수는 없고, 사업성평가가 얼마나 정교하게 마련되는지도 보증발급에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무보는 올해 중견ㆍ중소기업에 대한 보증발급 비중을 지난해 전체 15%에서 21% 수준으로 상향할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정부나 업계에서 보증기관의 손실을 일정정도 보전해 줄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례로 정부와 업계가 기금을 마련해 간접 지원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건설공제조합이 보증규모를 지난해보다 2배 가량 늘린 2000억원으로 계획하고 있지만 해외사업에 대해서는 상당히 보수적으로 접근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보증사고로 생길 수 있는 보증기관의 손실 가운데 일부라도 보전할 장치가 없으면 보증기관들의 움직임은 느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권해석기자 haese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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