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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계통신뢰도관리기구 독립성·공정성 확보가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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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으로 광역정전의 위험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전력계통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자리가 마련됐다.
대한전기학회 전력계통연구회(회장 조종만)는 19, 20일 이틀간 제주 그랜드호텔에서 춘계학술대회를 갖고, 최근 점점 불안해지는 전력계통의 안정과 발전방향을 논의했다.
특히 이날 행사에서는 단기적으로 제6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른 송변전설비계획 추진방향과 함께 향후 전력계통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전력계통신뢰도관리기구 설립 등에 관해 열띤 토론이 이어졌다.
◆발전소 건설보다 더 힘들어지는 송전선로 건설= 정부는 예측된 전력수요를 바탕으로 2년마다 장기 전력수급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신규발전소 부지와 사업자만 선정할 뿐 송전선 건설은 추후 한전이 계획하도록 하고 있다. 앞으로는 발전회사가 접속 계통 문제까지 고려하도록 전기사업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곽은섭 한전 개발전략실 차장은 “발전소에서 전기를 만들어도 현실적으로 보낼 길이 없다는 게 문제”라며 “이번 6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반영된 삼척과 강릉지역의 신규발전기도 3~7년 내 준공될 예정인데 그때까지 한전이 송전선로를 건설할 수 있을 지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곽 차장은 “발전계획과 달리 송변전계획은 계획수립시 입지선정이 불가능하다”며 “환경영향평가대상인 송전선로 경과지와 변전소 위치는 개별사업 실시계획 수립시 선정되지만 실무적으로는 2~3년 정도 소요된다”고 지적했다.
곽 차장은 또 “765kV 밀양송전선로 건설현장을 가보면 알겠지만 주민들의 반대가 메우 심각하다”며 “앞으로는 새로운 송전선로를 건설하기 보다는 기존송전선로의 송전용량을 늘리고, 고장전류를 줄이는 등 새로운 기술개발이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력신뢰도관리기구 설립보다 더 중요한 건 ‘독립성’= 정부는 국내 최고의 전문가로 구성된 전력신뢰도관리기구를 설립할 계획이다.
김헌태 산업부 전력산업과 사무관은 “전력위기 재발방지를 위해서는 전력망 운영에 대해 선진국과 같은 기준을 제정하고, 상시 감시·감독·평가할 수 있는 관리체계 구축이 시급하다”며 “전기사업법을 개정하고, 올 연말까지 전기학회가 주관기관을 맡아 전력신뢰도관리기구 조직과 업무설계를 위한 연구를 진행토록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문영환 전기연구원 센터장은 “우리나라의 롤 모델인 북미 전기신뢰도공사(NERC)의 경우 113명의 직원이 상주해 신뢰도기준을 제정하고 수급계획과 계통운영을 체계적으로 평가하는 등의 업무를 수행한다”며 “우리나라도 최대한 독립성을 보장해 전력계통의 신뢰도를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흥재 광운대 교수도 “전력신뢰도관리기구는 국내 최고의 전문가집단인 만큼 전력업계 최고 대우를 보장하는 게 필요하다”며 “기구 설립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독립성과 공정성을 철저히 보장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동북아 수퍼그리드 추진도 전력계통 안정에 기여= 동북아 수퍼그리드란 몽골(신재생에너지설비)과 러시아(석탄·가스 발전)에서 생산한 전기를 송전선을 통해 한국과 중국, 일본까지 연계하는 것을 말한다.
장길수 고려대 교수는 “경로에 따라 오차가 있지만 한국과 러시아간 송전선 길이는 약 1000km에 달할 것”이라며 “송전선로는 800kV HVDC와 765kV HVAC 접속케이스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학만 인천대 교수는 “한국과 일본만 계통연계 하는 방안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우리나라는 전기요금이 일본에 비해서 2배 이상 상대적으로 낮아 전기요금 차액에 기반한 거래 차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정규원 한전 개발전략실 차장도 “동북아 수퍼그리드는 기술적으로 가능하다”며 “북한의 협력 없이 한-러 전력계통 연계사업은 불가능한 만큼 북한과의 협력이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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