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의 초대 내각 구성이 완료됨에 따라 향후 시공관련 정책이 어떻게 전개될지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특히 새 정부가 ‘일자리 중심의 창조경제’를 국정목표로 제시하고 중소기업을 창조경제의 주역으로 삼는다는 원칙을 확고히 하고 있어, 시공분야에서도 중소업체 중심의 합리적 제도개선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그렇지만 공공입찰 제도 및 계약관련 법령의 개정을 위해서는 다양한 의견수렴과 함께 정부 부처 간 업무협의 등 복잡다난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에 따라 제도개선이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기까지는 적잖은 진통이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 중소업체 지원책 급선무 = 무엇보다 중소 시공업체의 시선은 대기업 중심의 시장구도를 바로잡을 수 있느냐에 쏠려 있다.

특히 정보통신공사업계의 경우 중소업체의 보호 및 육성에 주안점을 두고 제도개선을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고조되고 있다. 이는 대기업이 중소기업 영역의 사업에까지 진입해 공사를 수주함으로써 기업 간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구조적 문제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와 관련, 업계에서는 일정금액 이하의 정보통신공사에 대해서는 대기업의 입찰 참여를 제한하는 규정을 마련해 중소 정보통신공사업자의 공사수주 기반을 넓혀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대기업의 우월적 지위 남용을 방지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일도 시급해 보인다. 대기업인 종합건설업체가 원도급자(또는 발주자)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중소 정보통신공사업체에게 부당한 품셈삭감, 대금부당 지급 등의 불공정 행위를 일삼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 같은 문제를 해소할 수 있도록 대기업인 종합건설업체의 부당하고 불공정한 행위를 실질적으로 금지할 수 있는 규정을 마련해야 한다는 게 업계의 주장이다.

이와 함께 중소업체의 공사 수주기반을 넓힐 수 있도록 현행 입찰제도를 보완해야 한다는 의견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예를 들어 현재 공동수급체의 시공경험에 대한 평가는 구성원 각각의 실적에 시공비율을 곱해 합산한 실적을 기준으로 이뤄진다.

이로 인해 시공경험(실적)이 부족한 중소공사업체는 실적평가에서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없어 공사 수주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아울러 상당수 발주처에서 수행능력 평가 시 공사금액에 따라 1∼5배까지 시공실적을 요구해 중소 건설업체에게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이 같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적격심사세부기준의 공동도급 시 시공비율 적용을 폐지하고, 수행능력평가 대상을 공사실적에서 시공능력평가액으로 변경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에 덧붙여 수행능력평가 만점 기준도 공사금액에 관계없이 1배로 완화해야 한다는 의견에도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 소규모 공공공사 확대 추진 = 국토교통부의 경우 중소시공업계의 의견에 보조를 맞춰, 대기업이 입찰에 참여할 수 없는 소규모 공공공사의 범위를 확대할 방침이다.

아울러 중소건설업체가 수주하는 소규모 공사에 불리한 건설대가 산정기준은 실태조사를 거쳐 오는 8월 경 개선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또한 올 연말께 건설엔지니어링 종합평가 제도를 도입해 대·중소업체를 구분하는데 활용하고, 중소 엔지니어링기업을 위한 맞춤형 지원책도 수립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건설시장의 불공정 거래관행을 개선하기 위해 발주자가 건설업자에게 공사이행보증을 요구하는 경우 건설업자에게도 발주자의 공사대금지급보증 요구권을 부여할 방침이다.

이와 더불어 계약조건(공기연장) 변경 시에도 공사금액 미조정 등 건설업자에게 현저하게 불공정한 계약내용을 무효화할 수 있도록 제도개선을 추진키로 했다.

아울러 오는 6월 경에는 원도급자가 낙찰률 82% 미만으로 낙찰 받은 공공공사에 대해서는 발주자가 하도급대금을 직접 지급토록 하는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공공공사 계약제도 선진화 방안에도 많은 관심이 모아진다.
정부는 덤핑 낙찰에 따른 하도급업체 부담 전가, 과도한 가격경쟁에 따른 기술경쟁 저해 등 숱한 부작용을 고려해 입·낙찰제도를 개선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특히 ‘운찰제(運札制)’란 비판을 받고 있는 적격심사제도의 변별력을 높이는데 주안점을 두기로 했다.

이와 관련, 기획재정부는 오는 6월 ‘최저가낙찰제의 공과 평가 및 개선방안’을 국회에 보고할 예정이다.

또한 국토부는 기재부와의 협의를 통해 예산부족, 민원 등으로 공공공사의 공기를 연장하는 경우 간접노무비와 일부 경비를 인정하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 전선공동구 특별법 발의 예정 = 환경정비에 관한 정책 추진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국토부에 따르면 전국 860여동의 건축물이 공사가 중단된 체 방치돼 경관을 훼손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국토부는 방치 건축물 정비에 대한 법적근거를 마련하고 내년부터 국가차원의 체계적 정비를 추진키로 했다.

또한 재해예방, 보행안전, 경관개선 등을 위해 전선공동구 설치에 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해 전선 지중화를 추진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 내달 전선공동구 특별법이 의원입법 형태로 발의될 예정이다. 법체계가 갖춰지면 도로관리청이 공동구 설치에 관한 업무를 맡고 한전 등이 전선 지중화를 추진하는 형태로 사업이 추진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