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국토교통위가 건설산업분야 ‘경제민주화’ 입법에 속도를 붙인다.

　불공정 거래행위 규제 강화와 건설근로자 보호책 등의 방안을 담은 ‘건설산업기본법 개정안’ 등이 핵심 현안으로 부상해있다.

　건산법 개정안은 △‘3진 아웃제(담합 금지조항을 3년 이내에 3회 위반하면 등록말소)’를 ‘2진 아웃제(5년 이내 2회 위반)’로 강화 △민간건설공사의 수급인이 발주자에게 공사대금지급 보증 또는 담보 요구 허용 △건설근로자 임금체불 방지를 위한 보증제도 도입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여기에 △건설근로자 보호책을 담은 ‘건설기능인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 △반품된 레미콘의 품질인증 방안이 제시된 ‘건설기술관리법 개정안’ 등도 심사 도마에 오를 전망이다.

　국토위 국토분야 법안심사소위는 오는 22일로 예정됐다.

　국토위 관계자는 “4월 임시국회는 민생과 직결된 법안을 우선 검토ㆍ처리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진 아웃제‘흐림’… 민간공사 불공정 행위 규제 ‘맑음’

　14일 국토위 등에 따르면 ‘3진 아웃제’를 ‘2진 아웃제’로 강화하는 ‘건설산업기본법 개정안’은 이번 임시국회에서 처리가 어려울 것으로 예측됐다.

　개정안은 지난 2011년 5월 공포돼 지난해 5월부터 시행된 ‘3진 아웃제’를 또다시 개정하는 방안이어서 국토위 내부에서도 법적 안정성에 대한 이견이 제시되는 등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견해를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현행 제도의 실효성을 검토하는 방향으로 결론내려질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법안을 발의한 김관영 민주통합당 의원측은 현행 법률이 실효성이 낮아 법적 안정성 문제를 떠나 법률 개정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제시하고 있어 법안심사과정에서 정부 등과의 의견 충돌이 예상된다.

　강석호 새누리당 의원이 발의한 원ㆍ하도급자가 각자 고용한 건설근로자의 임금을 지급보증하고, 임금지급보증서를 발급하지 않을 때에는 시정명령을 하는 내용의 ‘건산법 개정안’도 처리가 안갯속이다.

　건산법은 건설업 등록과 건설공사 도급에 관한 사항을 규정하는 만큼 ‘건설기능인 양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 등에서 논의해야 한다는 견해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적용 법률을 수정해 개정하는 방안 등이 추진될 가능성이 엿보인다.

　이이재 새누리당 의원이 발의한 민간건설공사 발주자가 수급인(원사업자)의 하도급 대금 지급을 고의적으로 지연ㆍ삭감하는 등의 불공정 행위를 규제하는 내용을 담은 ‘건산법 개정안’은 법안소위를 거친 바 있어 이번 국회에서 처리가 유력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개정안은 민간건설공사 발주자가 공사비 지급을 고의적으로 지연하거나 구두계약을 하는 등의 불공정 행위를 규제하고, 표준하도급계약서 사용을 의무화하는 데 이어 ‘토목ㆍ건축ㆍ설비 등 공사 중 어떠한 상태에서도 공사비 변동은 없다’는 등의 특약조항을 무효화하는 방안을 담고 있다.

　건설기능인 양성ㆍ레미콘 품질 관리 ‘맑음’

　이미경 민주통합당 의원이 발의한 건설기능인 육성 기본계획의 수립 및 위원회의 설치 방안을 담은 ‘건설기능인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안’도 처리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개정안은 고용부에서 추진해온 건설기능인의 양성ㆍ지원 등의 기본계획 수립ㆍ추진 업무를 국토부로 이전해 건설현장의 수요 등을 보다 면밀히 반영한 인력정책을 수립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건설근로자의 적정임금 및 적정임대료를 확보하는 방안도 포함됐지만, 시장경제질서를 위배할 수 있다고 분석돼 논의 과정에서 수정안이 마련될 것으로 예측됐다.

　아울러 새누리당의 심재철 의원과 이완영 의원이 각각 발의한 건설기능인 양성 및 보호 방안을 담은 ‘건설기능인 양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 ‘건설근로자 고용개선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도 국토위와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조만간 심사될 전망이다.

　김성태 새누리당 의원이 발의한 반품된 레미콘의 품질인증 방안을 담은 ‘건기법 개정안’은 국토위 내부에서 타당성을 인정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박성호 새누리당 의원이 발의한 타당성 조사를 할 때 고의 또는 중대 과실로 부실한 수요예측을 한 건설기술자에게 손해배상하는 방안을 담은 ‘건기법 개정안’은 현재 적용중인 징역(3~5년) 또는 벌금(3000만~5000만원) 등의 규정으로 충분하다는 견해가 제시된 것으로 알려져 처리가 불투명한 상태다.

　강동원 통합진보당 의원이 발의한 ‘친수구역 활용에 관한 특별법 폐지안’도 수자원공사의 4대강 투자비 보전 지원을 고려해 불수용하게 될 것으로 관측됐다.

　이와 관련해 국토위 내부에서는 새누리당이 분양가상한제 신축(탄력)운영 방안 등을 추진하기로 한 상황이어서 정부의 4ㆍ1 부동산 대책에 따른 여야 간 의견 조율이 마무리되지 않을 때에는 이들 법안의 처리도 지연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한형용기자 je8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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