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설기술진흥법 개정… 건설엔지니어링 업체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

기술가진 기업․기술자 우대받는 풍토가 건설산업 진흥 앞당겨
우수업체 선별 충분한 대가․인센티브 주는 게 진흥정책 지름길
감리․CM 통합… CM 하향 평준화 인식 우려 차별성 갖춰야

‘건설기술진흥법’ 개정은 건설엔지니어링 및 용역분야의 글로벌화․경쟁력 강화를 위한 취지와 목적에는 부합하나 ‘건설기술 진흥’에는 미흡하고, 건설산업에 미치는 효과는 경쟁력 있는 기술을 가진 기업과 기술자가 우대받지 못해 건설산업 후퇴 우려, 감리와 CM의 통합은 차별성 모호와 함께 특히 CM의 하향평준화 문제가 우려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 도화엔지니어링 심만보 부사장, 고려대학교 조훈희 교수, 건설관리학회 김예상 회장(성균관대학교 교수),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진경호 연구위원, LCCKOREA E&C 하한기 대표이사(사진 왼쪽부터)가 참여한 건설관리학회 ‘Issues and Opinions’ 토론회는 건설기술진흥법 개정에 따른 향후 발전방안을 모색했다.

(사)한국건설관리학회(회장 김예상)는 최근 ‘건설기술진흥법 개정으로 건설엔지니어링 업체에 미치는 영향과 대책, 그리고 개선방향’을 주제로 건설분야 전문가들과 건설산업을 진단하고 새 정책제도에 대한 비평과 제안을 담은 ‘Issues and Opinions’에서 이같이 밝혔다.

우선 건설기술진흥법 취지와 목적에 대해서는 국내 건설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갖고 성장하기 위한 것이나 단순히 엔지니어링 업역의 통합, 기술자 관리의 통합, 업등록의 단일화와 같은 행정적 편의 제공이 아닌 기술이 우대될 수 있도록 기술과 가격이 분리된 발주방식, 최저가가 아닌 합리적인 예산 편성 등 기술진흥정책과 비전제시가 부족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즉, 법이 규제, 처벌, 지도, 감독의 역할이 아닌 미래로 산업을 이끌어 줄 정책적 비전과 희망을 줄 수 있는 새 틀로서의 역할이 부족하다는 평이다.

특히 물리적인 건설기술의 진흥에 국한된 것이 아닌 경험과 지식이 많은 기술자가 우대받을 수 있는 산업 정책과 시장논리가 아닌 기술자의 능력 향상과 건설산업이 발전될 수 있는 진흥 개념의 발주방식으로 전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도 능력 있는 업체를 정확하고 엄격한 프로세스를 통해서 선정하고 충분한 대가와 인센티브를 주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진흥정책이라고 의견을 모았다.

또한 건설기술진흥법이 건설산업에 주는 효과에 대해서는 통합이 주는 행정적 편리성은 있지만 행정적 통합이 건설기술진흥의 본질은 아니라고 평하고, 만약 통합으로 인해 기술력 평가가 하향 평준화되면 경쟁력 있는 기술을 가진 기업과 기술자가 우대받지 못하게 돼 오히려 건설산업은 후퇴할 것으로 우려했다.

특히 개개의 기술자별로 세밀하게 관리되지 못하는 경력관리는 업역간의 기술자 이동을 막게 돼 업역의 통합이 아닌 업역 간의 단절을 만드는 악순환을 만들게 돼 기술자 경력관리 개선이 시급하다는 주장이다.

이와함께 법 개정에 따른 감리와 건설사업관리의 역할정립과 발전방향에 대해 공공건설사업에서 CM의 핵심 역할인 공기단축과 공사비 절감 역할을 제한받고, 감리와 CM의 접점에서 발생된 왜곡된 책임감리제도는 감리와 CM이 차별성을 갖지 못하게 만들어 이로 인해 CM에 대한 발주자의 인식은 하향 평준화된다고 우려했다.

아울러 업무의 난이도에 따라 차등된 요율과 실비정액가산방식으로 용역비의 현실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향후 건설기술진흥법 운영에 대해서는 기술력이 있는 전문분야 용역회사가 성장할 수 있는 토대, 우수한 기술자가 자긍심을 갖고 일을 할 수 있는 장려정책과 건설기술진흥이라는 대전제 하에서 건설정책 입안자의 일방통행이 아닌 업계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는 제도로 발전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하종숙 기자 hjs@ikl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