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사 5천억대 손실…중동수주공사가 실적 발목
수익성 관계없이 ‘따고 보자식’ 경쟁수주가 화근
어닝시즌 돌입, 상장 건설사 D, H, S 사 등 긴장 고조

국내 건설업계가 ‘일단 따고 보자’식의 저가 해외수주에 따른 부작용에 큰 몸살을 앓고 있다.

국내 대형건설사들이 수익성과 관계없이 양적 성장에 치우친 과다 덤핑 해외수주 전략으로 인해 대규모 영업손실이 현실화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상장사들의 어닝시즌을 맞아 건설업계중 올 1분기 잠정실적을 가장 먼저 공시한 GS건설의 ‘어닝쇼크’ 주 원인이 해외수주 공사였다.

GS건설은 11일 공시를 통해 1분기 영업손실 5,354억원, 단기순손실은 3,860억원(연결)으로 적자전환됐다고 밝히면서 건설업계에 충격을 몰고 왔다.

실적악화 신호탄을 쏜 GS건설측은 아랍에미리트(UAE) RRE 현장, 사우디아라비아 EVA 현장, 캐나다 블랙골드 현장 등에서 총 5,500억원의 손실을 반영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건설 전문가들은 그동안 수익성을 강조하는 질적 성과보다 사업수주를 강조하는 양적 성과를 중시하는 해외수주 풍토를 원인으로 지목했다.

한 건설사 임원은 “국내 빅5 건설사가 최근 3~5년간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해외지역에서 수 조원대 공사입찰에 너나 할 것 없이 무분별한 저가수주 경쟁을 펼치면서 1개 프로젝트 현장에서만 1,000억원 이상의 원가손실을 내고 있다는 얘기들이 들린다”면서 “특히 올해부터 저가 수주 사업의 본격 진행되기 때문에 1∼2년 사이에 마무리 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고 우려했다.

GS건설의 실적쇼크를 바라보는 또 다른 대형 건설사들은 ‘남의 일이 아니다’라는 시각과 함께 바짝 긴장하고 있는 분위기다.

삼성엔지니어링 경우 최근 수년간 공격적인 해외 수주 공사에서 수 천억원의 원가 손실이 발생해 그룹 차원의 감사가 진행되고 있다는 전언이다.

악성 해외사업장이 많은 것으로 알려진 삼성엔지니어링은 올해 사우디아라비아, UAE, 미국 등 플랜트 준공이 예정돼 있으며, 일부 손실 발생 가능성이 엿보인다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아울러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는 현대건설, 대우건설, 삼성물산, 대림산업 등 상장 건설사들의 1분기 실적 발표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시점.

해외 선진업체 경우 기업의 연차별 목표 수립 시 수주목표보다는 도급형사업, 투자개발형 등 사업유형별 특성에 따른 수익목표를 설정하는 반면, 국내기업은 내실확보 보다 단년도 성과주의 기업 지배구조에 급급한 형편이다.

이와 관련, 국토교통부는 기업들의 저가 입찰에 따른 양적 수주보다는 질적 수주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중동지역을 담당하고 있는 국토부 김용건 해외건설지원과 사무관은 “연초 투자개발형 사업 위주로 해외수주가 지속적으로 이뤄졌다”며 “올해 해외건설은 목표달성치인 700억불을 초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건설업계의 도미노 저가 해외수주 부메랑에 대비해 해외건설협회에서도 해외수주 공사의 리스크 마련에 긴급 착수했다.

허경신 해외건설협회 지역2실장은 “대형 건설사들의 외형을 늘리고 보자는 과당경쟁 전략에 따라 수주했던 사업들이 현재 적자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면서 “협회는 과거 기업들의 계약 현황을 꼼꼼히 살펴 수익방안을 극대화 하는 한편 설계변경이나 자재관리 등 예산절감 할 수 있는 모든 부분들에 대해서 코스트를 회복시키는데 주력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선병규, 장정흡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