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경영난 해소, 근로자 보호 위해 시급”

　동반성장위원회가 건설산업의 동반성장 활성화를 고려한 ‘손톱 밑 가시 뽑기’에 소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는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동반성장지수 평가 제도와 대상 기업을 해를 거듭해 강화ㆍ확대하면서도 건설산업의 ‘적정공사비 확보 문제’ 등을 정부에 건의하는 방안에는 손사래를 치고 있기 때문이다.

　동반성장위원회는 9일 22차 동반성장위원회 전체회의를 열어 ‘건설업종 대정부 정책 건의안’을 논의했지만, 동반위 명의로 정부에 건의안을 제출하는 방안은 채택하지 않기로 했다.

　‘월권행위’가 우려된다는 이유였다.

　애초 이날 회의에 대한 동반위 사전 보도자료에서는 건의안을 논의안건에 포함키로 했지만, 회의 결과에 대한 기자브리핑 대신 배포된 보도자료에서는 언급조차 되지 않았다.

　업계에 따르면 건의안은 발주처의 예산 부족이나 용지보상 지연, 사업계획 변경 등으로 건설공사가 지연 또는 연장됐을 때 계약금액을 원활히 조정하는 제도 개선 방안이 제시됐다.

　구체적으로 기획재정부의 ‘총사업비 관리지침’ 개정을 통해 발주기관이 공기 연장에 따라 발생하는 추가비용을 건설사에 일방적으로 부담하거나 예정가격에 대한 부당한 삭감 관행을 없애 원도급자와 하도급자의 동반성장에 걸림돌을 없애는 방안이 담겼다.

　여기에 표준품셈에서 노무량 등의 부당감액 금지 및 건설기계가격을 분리해 고시하고, 실적공사비 제도를 폐지 또는 적용범위를 조정하는 방안 등도 제시됐다.

　국토교통부의 ‘표준품셈’, ‘실적공사비 적용공종 및 단가’를 개정하는 방안이다.

　그러나 건설업종 실무회의를 거친 이들 건의안은 동반위 전체회의에서 의견만 교환된 채 채택은 무산됐다.

　동반위 관계자는 “제도 필요성에는 공감대가 있었지만, 위원회 회의에서는 월권행위로 이해할 수 있다고 결론을 내렸다”면서 “위원회 기능 이외의 판단 사항으로 업계 모임(협회)에서 직접 건의토록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발주처의 예산 부족 등으로 공기가 연장ㆍ지연되고 있지만, 추가 비용은 업계 부담으로 되돌아오는 실정이다. 발주처에 대한 동반성장 정책을 강화해야 하는 데 동반위의 자세가 매우 소극적”이라며 “적정공사비 확보 문제는 업계의 경영난 해소뿐 아니라 하도급업체와 근로자의 피해를 줄일 중요한 과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업계는 발주기관의 부당행위에 대해 이의가 있더라도 추후 공사수주 과정에서 불이익을 우려해 수용하거나 묵인하고 있는데, 동반위의 건의 사항 논의마저 정부 눈치 보기가 되지 않길 바란다”면서 “공사비 하락의 끝은 저가하도급과 저임금 고용, 고용감소, 저소득층 근로자의 생존권 위협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형용기자 je8day@

〈앞선생각 앞선신문 건설경제-무단전재 및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