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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산업기반기금의 '숨겨진 공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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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광주 수완지구 주민들은 한전으로부터 전기를 공급받지 않겠다며 광주 시청을 항의 방문했다. 이 지역은 구역전기사업자였던 수완에너지가 전기와 열을 직공급하던 곳이다.
주민들이 반발한 이유 중 하나는 한전으로부터 전기를 공급받을 경우 매달 부담해야하는 전력산업기반기금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수완에너지로부터 전기를 공급받으면 평균 0.9%의 전력산업기반기금만 내면 되지만, 계약당사자가 한전으로 바뀔 경우 매달 3.7%씩의 기금을 꼬박꼬박 내야 하는 것. 이 경우 주민들은 연간 2만원 내외의 추가요금을 부담해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광주 수완지구의 한 아파트 단지는 지난 일 년 동안 적게는 0.3%에서부터 많게는 2.4%까지 평균 0.9%의 전력산업기반기금만을 냈다.
이 지역 주민들이 매달 다른 액수의 기반기금을 냈던 이유는 뭘까.
이유는 간단하다. 구역전기사업자가 자체 생산해서 공급하는 전기에 대해서는 기반기금이 부과되지 않기 때문이다.
전력산업기반기금은 전력산업의 기반조성과 지속 발전에 필요한 재원을 확보하기 위해 정부가 설치한 기금이다. 기금 징수는 정부의 위탁을 받아 전기사업자인 한전이 대행하고 있다. 부과 금액은 전기사용료의 3.7%로, 한전이 최종소비자에게 부과한다.
이런 규정에 따라 구역전기사업자들이 자체 생산해 공급하는 전기에 대해서는 기반기금이 부과되지 않는다. 반면 구역전기사업자들이 한전에서 구매해 지역에 공급하는 전기에는 예외 없이 3.7%의 기반기금이 부과된다.
결국 전기공급사업자의 사업 운영방식에 따라 기반기금의 수준이 결정되는 셈이다. 자체 생산하는 전기의 비율을 늘리면 주민들의 내야하는 전력산업기반기금의 금액은 줄어들고, 한전에서 구매해오는 전기의 양을 늘리면 주민들이 내야하는 기반기금의 금액도 커진다.
열과 전기를 같이 생산하는 구역전기사업자들은 열수요가 없는 여름철에 발전기 가동률을 낮추고 시장에서 구매하는 양을 늘리기 때문에 주민들은 날씨가 더울수록 전력산업기반기금을 많이 내고 날씨가 추워지면 기반기금을 덜 내게 되는 셈이다.
다만 6월부터 9월까지 4개월 간은 이 법칙이 적용되지 않는다. 열수요가 없는 이 기간에는 구역전기사업자도 전력거래소와 직접 거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종의 도매시장인 전력거래소에서는 판매하는 전기에 기반기금을 붙이지 않는다. 기반기금은 소매시장을 담당하고 있는 한전의 몫이다.
따라서 전력거래소와 거래가 가능한 이 기간에 주민들이 부담하는 기반기금은 ‘0원’이 된다. 이같은 원리를 적용하면 사업자의 사업 운영방식에 따라 다르지만 구역전기사업 공급 구역 내의 주민들은 매달 평균 1% 내외의 기반기금을 낸다는 결론이 나온다.
양민승 전력거래소 시장운영팀장은 “도매시장인 전력거래소에서 구매한 전기는 기반기금이 부과되지 않지만 소매시장인 한전에서 구매한 전기에는 기반기금이 부과된다”며 “한전이 구역전기사업자를 최종소비자로 간주하고 기반기금을 부과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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