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지방자치단체가 대형공사 입찰방식에 대한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턴키입찰을 지양하고 평가방식을 개선하는 한편, 예산집행의 효율성을 높이는 게 핵심이다.

인천광역시는 300억 원 이상 대형공사의 설계심의 시 턴키 등 기술형 입찰방식의 적용을 엄격하게 제한해 경제성을 높이기로 했다고 25일 밝혔다.

이에 덧붙여 인천시는 부득이 턴키 등 기술형 입찰방식을 시행할 경우 가격경쟁체제를 유도할 수 있도록 평가방법을 개선하기로 했다.

인천시에 따르면 그 동안 기술형 입찰방식은 고품질 성과물 시공, 공기단축, 낙찰업체의 책임시공 가능 등의 장점에도 불구하고 적지 않은 부작용을 일으켜 왔다.

특히 ‘설계심의분과위원회’의 설계평가 점수가 낙찰여부에 중대한 영향을 끼침에 따라 높은 설계점수를 받기 위한 심의위원 상대의 로비 등이 끊이질 않았다.

이러한 문제점을 개선하고자 인천시는 공사 입찰방법에 대한 사전심사를 통해 기술형 입찰방법을 제한적으로 적용하기로 했다. 기술형 입찰 적용대상은 자체 평가점수가 85점(당초 80점) 이상인 고난도, 고품질 등이 요구되는 공사다.

기술형 입찰에 대한 평가방식에도 변화를 꾀한다.
우선 인천시는 기술형 입찰공사의 경우 설계점수에서 우열이 가려지도록 평가점수를 차등평가하는 분야별 차등제와 총점차등제 등을 도입한 바 있다. 기술경쟁을 유도하고 우수기술 도입을 촉진하기 위한 조치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기술비중이 낮은 기술점수 60% 미만공사에 대해서는 평가점수 차등 규모를 대폭 축소해 입찰가격으로도 경쟁할 수 있도록 했다.

대형공사의 턴키입찰방식을 지양하고 설계와 시공을 분리한 입찰방식을 적용하기로 한 서울시와 광주광역시도 주목된다.

먼저 서울시의 경우 지난해 11월 모든 건설공사의 비리를 근절하기 위해 턴키방식을 원칙적으로 중단하기로 했다.

아울러 기존 대형공사를 제외한 모든 건설공사에서 적용돼온 ‘설계시공분리입찰’ 방식을 서울시와 25개 자치구뿐만 아니라 SH공사 등 산하 전 공기업에도 동일하게 적용하고 있다.

단, 불가피하게 턴키발주로 시행해야 하는 공사는 설계기준점수(75~85점) 이상인 자 중에서 최저가격으로 입찰한 자를 낙찰자로 선정하는 ‘설계적합 최저가방식’으로 제한적으로 시행하게 된다. 

턴키발주는 서울시에서 최초로 시도돼 기술력이 축적되지 않거나 하자책임이 분명하지 않고 난이도가 높은 공사 등  기타공사 시행과 비교해 현격하게 유리하다고 판단되는 공사에 한해 제한적으로 적용한다.

광주시 역시 대형공사에 적용하던 턴키입찰 방식을 원칙적으로 지양하고 ‘설계·시공 분리입찰 방식’을 시에서 발주하는 모든 공사에 적용하기로 했다.

고난이도 기술이나 신기술이 필요해 불가피하게 턴키방식으로 발주할 경우에는 설계적합 최저가 방식을 도입키로 한 것도 서울시와 동일하다.

설계적합 최저가 방식의 경우 설계점수가 기준점수 이상이면 낙찰대상이 되기 때문에 최고점수를 취득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이 불필요하다. 이에 따라 이를 적용하는 발주기관에서는 자연스럽게 가격경쟁을 유도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