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진 아웃제(담합 금지조항을 3년 이내에 3회 위반하면 등록말소)’를 ‘2진 아웃제(5년 이내 2회 위반)’로 강화하는 ‘건설산업기본법 개정안’이 4월 임시국회에서 논의된다.

　개정안은 지난 2011년 5월 공포돼 지난해 5월부터 시행된 ‘3진 아웃제’를 또다시 개정하는 방안이어서 법적 안정성 등에 대한 논란이 예상된다.

　민간건설공사 발주자가 수급인(원사업자)의 하도급 대금 지급을 고의적으로 지연ㆍ삭감하는 등의 불공정 행위를 규제하는 방안은 4월 임시국회에서 처리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2진 아웃제 도입 ‘논란’ 예상

　‘2진 아웃제’는 입찰담합에 따른 과징금을 받을 때 3년 이내 동일한 사유로 3회 이상 과징금을 받게 되면 등록말소하는 현행 제도를 ‘5년 이내 동일한 사유로 2회 이상 위반’으로 강화하는 방안을 담고 있다.

　김관영 민주통합당 의원이 지난해 12월 27일 발의한 것으로 2011년 5월 개정(2012년 5월 시행)된 법률을 한층 강화하는 방안이다.

　김 의원은 발의 취지에 대해 “위반행위 적발 이후 과징금 부과처분까지 2년 이상의 기간이 소요되는 점을 고려하면 3년 이내 3회 이상의 과징금 부과처분 시 건설업의 등록을 말소하는 규정은 제재수단으로서 현실성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법률 시행 후 6개월도 채 되지 않은 상황에서 처벌 규정을 한층 강화하는 법안이 발의된 데 대해 법적 안정성과 제도 실효성 등에 대한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 18대 국회에서 ‘3진 아웃제’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는 과정에서도 ‘수십 개 이상이 현장을 운영하는 대기업 건설사에 대한 지나친 영업활동 제약 등 파급 효과가 크다’는 의견이 제시되면서 정부가 제시한 ‘3년 이내 동일한 사유로 2회 이상’의 규정을 3회로 수정ㆍ의결한 바 있다.

　건설사 한 관계자는 “담합 등의 문제는 일으켜선 안되겠지만, 등록말소는 건설사에 대한 사형선고와 다름없다”면서 “무엇보다 정상적인 컨소시엄 모임과 담합을 위한 모임의 구별이 애매하다는 부분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3진 아웃제가 시행된 지 6개월도 채 안돼 2진 아웃제를 도입하는 내용의 법안을 재논의하는 것은 행정력 낭비로도 볼 수 있다”면서 “법 시행에 따른 성과 여부 등을 살펴본 뒤 규제 강화 방안을 논의해도 늦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현재 입찰담합이 적발되면 행위자는 형법(2년 이하 징역, 700만원 이하 벌금), 건산법(5년 이하 징역, 5000만원 이하 벌금) 처벌을 받게 되며, 법인은 건산법(5000만원 이하 벌금, 등록말소)과 공정거래법(매출액의 10% 미만 과징금), 국가계약법(2년 이하 입찰참가자격제한), 입찰자격사전심사(PQ, 신인도 감점에 따른 1년간 공공공사 입찰 참여제한) 등의 불이익을 받는다.

　국회 국토위는 4월 임시국회 상정 등을 고려해 이달 내 정부의견 등을 수렴하고, 입법 검토보고서를 마련할 예정이다.

　민간공사, 하도급 대금지급 보호 기대

　민간건설공사의 수급인이 발주자에게 공사대금지급 보증 또는 담보를 요구할 수 있도록 하는 ‘건설산업기본법 개정안’은 4월 임시국회에서 처리가 유력한 법안으로 예측됐다.

　개정안은 민간건설공사 발주자가 공사비 지급을 고의적으로 지연하거나 구두계약을 하는 등의 불공정 행위를 규제하고, 표준하도급계약서 사용을 의무화하는 데 이어 ‘토목ㆍ건축ㆍ설비 등 공사 중 어떠한 상태에서도 공사비 변동은 없다’는 등의 특약조항을 무효화하는 방안을 담고 있다.

　지난달 27일 국토해양위 법안심사소위에서 사적자치의 자유를 제한할 수 있다는 우려를 고려해 계약당사자 일방에게 현저하게 불공정한 계약의 무효화 문구를 삭제토록 수정 의결한 상태지만, 같은 달 28일 열린 국토위 전체회의에서 법안소위로 재회부한 상황이어서 4월 임시국회에서는 보다 구체적인 방향으로 처리될 가능성이 엿보인다.

　법안 발의자인 이이재 새누리당 의원은 전체회의에서 “개정안 발의의 취지를 충분히 살리려면 소위에서 추가로 논의해서 상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민간공사 도급계약 발주자의 과도한 요구에 따른 시공사의 피해를 최소화하려면 불공정 계약 무효화가 필요하다는 견해를 제시했다.

　아울러 강석호 새누리당 의원이 발의한 수급인 및 하수급인에게 고용된 건설근로자의 임금에 대한 지급 보증제를 도입하는 내용의 ‘건산법 개정안’도 처리 가능 법안에 꼽히고 있다.

　개정안은 건설근로자의 임금 체불을 보호하는 동시에 원사업자의 2차 피해를 방지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국토위 관계자는 “두 법안이 법안소위에 상정된다면 병합해 심사될 것으로 보이며, 정부 등의 의견과 큰 차이가 없어 처리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러나 건설공사의 현장 및 건설공사 완료 시 설치하는 표지 및 표지판에 주요 건설자재ㆍ부재의 원산지 및 제조자 표기를 의무화하는 ‘건산법 개정안’ 등은 실효성이 낮아 4월 임시국회에서 폐기될 가능성이 큰 법안으로 분류됐다.

한형용기자 je8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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