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공사의 분리발주 법제화와 주계약자공동도급 확대를 놓고 종합건설업계와 전문·설비건설업계간 '총성없는 전쟁'이 진행중이다.

건설산업 생산체계 붕괴로 반대한다는 목소리가 다시 수면 위로 나왔고, 반대로 불공정 하도급 문제를 없애야 한다는 주장도 지지를 얻고 있기 때문이다.

박근혜 대통령까지 공약집 및 국정과제에 '분리발주 법제화 및 주계약자공동도급 확대'의 내용을 포함시켰다.

하지만 종합건설업계는 '분리발주 법제화' 시 업종별 분업체계 파괴로 종합건설업의 존립 기반은 물론 건설산업 생산체계까지 붕괴시킨다며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대한건설협회는 '분리발주 특별대책 소위원회'를 구성, 정부 입법단계서부터 국회 창원의 법안심의 단계까지 반대이유를 적극 설명하며 저지한다는 방침이다.

건설협회 관계자는 "오랜기간 동안 분리발주가 건설업계의 핫 이슈였으나, 기획재정부, 국토해양부(현 국토교통부), 조달청 등 건설 관련 부처들이 제도의 결함으로 모두 반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종합건설업계는 분리발주가 법제화되면 대다수 종합건설사들이 설비건설업을 추가로 등록해 입찰과정에서 과열경쟁이 이뤄져, 결국 시장이 혼탁해지는 상황도 불가피하다는 주장이다.

반면 전문건설 및 설비건설업계는 빠른 시일내에 추진되야 한다는 입장이다.

대한전문건설협회 관계자는 "건설현장에 만연된 초저가 하도급과 대금 미지급, 지연 지급, 부당감액 등 각종 불공정 하도급 문제를 없애기 위해 반드시 분리발주를 의무화해야 한다"며 특히 종합건설업체 부도로 인한 하도급업체의 연쇄부도, 임금체불 등 관행을 막기 위해선 필요한 사항"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전문건협은 정부에 건설공사를 전문 업종별로 분리해 발주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법안을 조속히 추진해달라는 건의서를 제출했다. 

대한설비건설협회 역시 박근혜 대통령 공약의 차질없는 이행을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설비건설협회 서울특별시회 이상일 회장을 위원장으로 한 4개 반의 '설비건설 분리발주 및 주계약자공동도급 TF'를 출범시켰다. 또 올해 분리발주 현실화를 위한 예산도 추가로 마련했다.

설비협회 관계자는 "정부와 국회의 입법과정을 예의주시하며 차질없이 실현되도록 설계·시공·감리·학계 등 범 설비인(대한기계설비단체총연합회)의 역량을 집중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