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자고속도로사업, BTO 아닌 ‘다른 방식’ 찾는다

사업모델 개발 착수…BOOㆍBTO+BTLㆍ비용보전형 등 검토

　정부예산의 SOC투자 위축과 민자고속도로 시장의 침체를 동시에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정부는 그동안 수익형 민간투자사업(BTO)으로만 추진돼왔던 민자고속도로 사업에 BOO나 BOT, BTO+BTL 등 다양한 방식을 적용할 수 있도록 연구작업에 착수하기로 했다.

　국토해양부는 내달부터 ‘민자고속도로 사업모델 연구’라는 이름의 연구용역에 착수해 올 연말까지 민자고속도로 사업의 다양한 추진방식을 검토한 뒤 타당성 있고 사업자들의 참여를 활성화시킬 수 있는 방안을 새로 도입할 방침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1994년 사회간접자본시설에 대한 민간자본유치촉진법이 시행된 이래 간선도로망과 고속도로 사업에 민간자본이 여러 차례 투입됐지만 민간사업자가 운영권만 갖고 소유권은 정부가 갖는 BTO 방식만 채택됐다”며 “BTO는 리스크를 사업자가 전적으로 부담하기 때문에 리스크를 수익률에 얹어올리는 결과가 나타나 국민부담이 커지고 사업성은 떨어지는 결과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민자고속도로의 활성화ㆍ내실화를 위해서는 새로운 추진방식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특히 BTO 방식은 민간사업자의 수익률을 보전하기 위한 최소운영수입보장(MRG)과 높은 통행료로 정부의 재정부담과 이용자의 불만을 가중시켰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2000년대 들어 MRG는 폐지됐지만 때마침 금융시장이 경색되고 금융권이 투자를 기피하면서 최근에는 민자고속도로사업 전반이 부진을 면치 못하는 상황이다.

　이밖에 ‘보편적 복지’라는 새정부 국정철학과 맞물려 향후 정부예산의 SOC 투입이 위축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고속도로를 비롯한 민자사업을 활성화할 필요도 커 보인다.

　이에 따라 국토부는 BTO는 물론 BOO, BOT, BTL 등 다양한 추진방식의 장단점과 해외사례, 운영상 문제점 등을 찾아본 뒤 합당한 신규 사업모델들을 개발해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BTO와 BTL을 혼합하는 방식, 건설비용을 보전해주는 방식 등 대안도 다양하게 검토할 계획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적정 사업수익률, 운영수입 배분, 건설보조금 비율 등을 포함해 운영효율, 재정부담의 적절성, 국민부담의 감소 등을 핵심 요소로 판단하되 민자사업을 활성화시키는 효과에도 염두를 두겠다”고 말했다.

　☞용어설명 : BTOㆍBTLㆍBOOㆍBOT

　▲BTO : 건설(build) → 이전(transfer) → 운영(operate) 방식으로 진행되는 수익형 민간투자사업 방식이다. 민간사업자가 직접 시설을 건설해 정부, 지방자치단체 등에 기부채납하는 대신 일정기간 사업을 위탁경영해 투자금을 회수한다. 즉, 민간자본은 일정기간 사회기반시설의 운영권을 갖고, 소유권은 정부나 지자체가 갖는 것이다. 높은 수익률을 기록할 수 있지만, 수요에 따라 수익률이 변할 수 있어 사업리스크가 높다.

　▲BTL : 건설(build) → 이전(transfer) → 임대(lease) 순으로 사업이 진행된다. 민간자본이 사회기반시설에 투자한 뒤 정부ㆍ지자체로부터 이자나 임대료 등을 받아 수익을 올리는 구조다. 사회기반시설의 소유권과 운영권 모두 정부나 지자체가 갖는다는 점에서 BTO와 차이가 있다.

　▲BOO : 건설(Build) → 소유(Own) → 운영(Operate) 순. 민간사업자가 자금을 대고 건설한 뒤 직접 소유하면서 운영하는 플랜트 건설방식. 최초 계약에 따라 통상적으로 20~30년의 운영기간이 만료되면 연장 또는 매각할 수 있는 권리를 갖게 된다.

　▲BOT : 건설(Build) → 운영(Operate) → 이전(Transfer) 순. 사회간접자본 시설을 준공한 뒤 일정기간 사업시행자에게 당해 시설의 소유권이 인정되며 기간이 만료되었을 때 시설 소유권이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에 귀속된다.

신정운기자 pe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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