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원전 및 고속철도 건설 등 대규모 프로젝트 수주를 위한 수출금융지원 업무가 중복되면서 금융기관 간 기능 재조정을 통해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는 감사원 감사결과가 나왔다.

　감사원은 14일 이 같은 내용의 ‘금융공기업 경영관리 실태’ 감사 결과를 발표하고, 국무총리실 중심으로 수출지원 금융기관의 감독부처인 기획재정부, 지식경제부, 금융위원회 간 협의ㆍ조정을 통해 대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한국수출입은행과 한국무역보험공사, 한국정책금융공사는 각각 해외자원 개발사업 등 수출지원 업무를 하고 있다.

　문제는 금융기관 간 업무가 중복되는 데 있다.

　우선 정책금융공사는 2010년부터 2012년까지 A가스전 인수 및 B가스전 개발 등에 총 16억8900만 달러의 대출ㆍ보증 등의 금융지원을 했다.

　그러나 지난해 3월 수출입은행이 유전 인수사업과 관련해 자금차입(3~7년, 리보+3.29%)을 협의하는 과정에 정책금융공사가 끼어들어 자금차입(10년 리보+2.8%)을 제안하면서 금융기관 간 갈등이 발생하기도 했다.

　정책금융공사는 국내 정책금융에 중점을 두는 금융이관이어서 해외자원 개발사업을 지원하는 업무의 법적 근거가 미약하다는 게 감사원의 설명이다.

　수출입은행과 무역보험공사가 각각 운용하는 대외채무보증 금융상품(2011년 6600억원)과 중장기 수출보험 금융상품(2011년 6조7000억원)도 중복ㆍ운용되고 있어 금융기관 간 갈등 요인이 되고 있다는 게 감사원의 설명이다.

　감사원은 “해외 대형 프로젝트 수주를 위한 수출금융지원 강화가 중요한 현안이며, 일본 등 다른 국가들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면서 “그러나 정책금융공사 등의 감독부처가 달라 금융기관 및 감독부처 사이의 입장이 정리되지 않거나 사후관리가 미흡해 수출지원 금융기관 사이의 업무가 중복되고 과열경쟁에 따른 비효율이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본은 국책금융기관 난립에 따른 예산낭비를 방지하고자 2008년 10월 관련 기관을 통폐합한 ‘정책금융공고’를 설립한 상태다.

　이어 “국무총리실 중심으로 수출지원 금융기관 간 업무 중복 논란과 과열경쟁에 따른 비효율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정부는 해외 플랜트 시장 발주 규모가 2009년 7260억 달러에서 2015년에는 1조1100억 달러로 확대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감사원은 아울러 수출입은행이 수출중소기업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네트워크 대출’, ‘특례신용대출’ 등을 관리 곤란 및 사후책임 우려 등을 이유로 폐지ㆍ축소한 데 대해 금융지원 강화 방안을 마련토록 통보했다.

한형용기자 je8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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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트워크 대출은 수출입은행과 대기업이 대출계약을 체결하고, 수출입은행에서 수출중소기업에 직접 물품대금을 지급하면 대기업이 물품대금에 상응하는 대출원금과 이자를 상환하는 방식의 대출제도다.

　특례신용대출은 신용도ㆍ담보력이 약한 중소기업에 수출이행능력, 수출거래 안전성을 평가해 대출을 해주는 방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