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수주실적은 당초 목표치와 격차

　28개 중견·대형 건설사들이 올해 해외수주 목표치를 전년보다 46.0% 늘려잡았다.

　국내에서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공공공사와 민자SOC를 35.5%와 40.9% 높인 반면 도미노식 부도의 뇌관으로 통하는 주택 수주액은 10.9% 낮췄다. 해외 주택수주는 무려 99.0%나 줄일 계획이다.

　27일 한국건설경영협회가 회원사 28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2013년도 수주목표액’은 국내 70조3365억원, 해외 74조7990억원을 합쳐 145조1355억원이다.

　극심한 건설경기 불황 아래에서도 전년 실적(118조303억원)보다 23.0%나 높인 점이 눈에 띈다. 특히 한건협 창립 후 매년 실시한 조사에서 회원사의 해외수주 목표액이 국내수주 목표액을 추월한 것은 처음이란 설명이다.

　국내 수주목표는 민간수주를 4.9% 줄이고 공공수주를 35.5% 늘린다. 민간수주 목표액을 낮춰 잡는 경우도 처음이며 이는 대형사들이 올해 민간 건설투자 증가에 대한 기대를 접었다는 의미라고 한건협은 분석했다. 다만 민간SOC 수주목표는 40.9% 늘려잡아 재정부족난을 타개하기 위한 정부의 민자사업 활성화 기대는 상당했다.

　35.5% 늘린 국내 공공수주액은 정부 공사물량을 집중 공략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됐다. 경제민주화 바람 속에 가속화되는 중소건설업 보호책과 맞물려 대중소건설업계간 물량배분을 둘러싼 다툼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해외수주는 전통적 강세시장인 플랜트 목표액을 96.2%나 높인 반면 주택수주 목표는 99.0%나 낮췄다. 작년 해외 주택수주액(9조7209억원)이 한화건설의 이라크 주택프로젝트 수주로 일시 급등한 영향을 고려해도 28개 대형사의 올해 해외주택 수주목표가 1000억원에 그친 점은 해외 주택사업의 불확실성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지표란 게 한건협의 분석이다.

　한건협 관계자는 “해외 플랜트와 국내 공공시장을 둘러싼 수주경쟁이 어느 해보다 과열될 가능성이 높아 보이며, 가격경쟁 심화로 인한 수익성 악화와 기업경영 부실이란 악순환을 막기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28개 대형사의 이 같은 수주계획의 실현 가능성은 크지 않다. 작년 초 18.9% 높여잡은 2012년도 국내 수주액은 오히려 7.2% 줄었고 65.0%나 늘려잡은 해외수주액 증가폭도 14.6%에 그쳤기 때문이다. 작년 국내외를 합친 수주액은 당초 36.4% 늘어날 것이란 기대와 달리 1.2% 증가에 머물렀다. 그마저 32개 회원사 중 극동건설, 쌍용건설, 동양건설산업 등 경영위기를 겪는 건설사들의 실적을 제외(한양도 제외)한 집계치다.

　대형건설사의 한 관계자는 “5대 메이저건설사를 뺀 나머지 중견사들은 거의 대부분 고사 직전까지 왔다고 보면 된다”며 “미분양 주택사업 손실에 공공공사 덤핑 후유증까지 겹쳐 가용자금이 고갈난 반면 현금을 끌어올 대체사업은 찾기 어렵고 금융조달 길도 사실상 막혀버렸기 때문”이라고 하소연했다.

　실제 28개사의 공사 기성금 등을 반영하는 작년 국내 매출액은 토목 -15.9%, 주택 -14.8%를 포함해 평균 5.2% 감소했고 해외매출 증가(38.4%)로 전년 대비 7.3% 증가세를 유지했지만 갈수록 둔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김국진기자 jinn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