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건설업의 매출채권보험 가입을 허용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한 데 대해 전문건설업계가 반색하고 있다.

　어음을 대체해 대기업 하청업체의 유동성을 개선할 목적으로 마련된 ‘외상매출채권 담보대출(B2B 전자어음, 이하 외담대)’ 등의 보완책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기대다.

　매출채권보험 가입, 9월 시행

　20일 업계에 따르면 인수위는 하루 전인 19일 중소기업의 ‘손톱 밑 가시 빼기’를 목표로 이 같은 내용의 ‘중소기업 규제ㆍ애로 개선대책’을 발표했다.

　대책은 채무불이행 가능성이 커 신용보증기금의 매출채권보험에 가입할 수 없었던 건설업의 진입을 허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매출채권보험은 중소기업이 거래처에 외상으로 납품하고 거래처 부실에 따라 대금을 회수하지 못할 경우, 손실을 보상해주는 제도로서 정부가 신용보증기금에 위탁해 시행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제조업, 도매업 등에만 제한적으로 적용해왔다.

　중소기업청과 신용보증기금은 오는 4월까지 신용보증기금 보험업무요령을 개정하고, 9월에는 시스템 구축ㆍ운영에 착수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그동안 중소기업의 ‘손톱 밑 가시’로 불려온 외담대가 취지에 맞게 시행될 길이 열렸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외담대 보완 실효성 갖출까

　하지만 보험의 실효성을 갖추기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뒤따를 전망이다.

　중기청 재원 마련 및 보험 수수료율, 적용 대상 범위 등을 정하는 게 쉽지 않기 때문이다.

　중기청과 신보는 올해 10조원 규모의 매출채권보험을 인수해 20억~30억원 정도까지 외상 납품대금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지만, 당장 하도급 대금이 수백억원이 오가는 건설업계에는 매우 미미한 수준이다.

　여기에 채무불이행 리스크에 따른 보험 수수료율도 업계에 만만치 않은 부담이 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이로 인해 건설업의 전면 허용이 아닌 선별적ㆍ단계적 적용이 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유일한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외담대로 하도급사가 부당한 문제에 처했을 때 긍정적 효과가 기대된다. 문제는 보험 수수료다. 정부가 기금을 운용해야 하는 데 당장 올해 예산에 반영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올해 기금을 늘리지 않으면 건설업 쪽에 배정되기 어려울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보험수수료가 늘어나게 되면 외담대를 할 때 발생하는 어음할인율보다 저렴해야 하며, 이를 공사원가에 반영하는 문제도 검토해야 할 과제”라고 강조했다.

　‘외담대’ 가시 뽑기 기대

　외담대는 하도급업체가 원사업자로부터 받아야 할 대금을 담보로 은행 등 금융권으로부터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하지만 원사업자가 부도 등이 발생했을 때에는 은행이 하도급 업체에 연대책임을 요구, 대출 원금과 이자(연체료) 등의 상환책임을 하도급 업체에 부과하면서 전문건설업의 경영난을 가중시키는 주범이 돼왔다.

　건설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종합건설사들의 경영난도 심화, 대출금 만기 상환을 못 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어 외담대를 받은 하도급 업체의 피해도 확산되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외담대는 원사업자에게만 일방적으로 유리한 제도다. 대출금을 미결제할 때에는 원사업자는 신용 불이익 등이 있을 뿐 법정관리 신청 등으로 부도처리는 되지 않는다. 반면 하도급자는 미결제에 따른 상환책임을 떠안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연체자라는 꼬리표도 붙어 결국 계약이나 입찰보증서 발급 제한 등의 이중삼중의 피해를 받아왔다”면서 “매출채권보험 진입 허용을 시작으로 이 같은 문제가 빠르게 개선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8월 기준 177개 종합건설사의 외담대 만기 미결제 규모는 약 2153억원으로 집계됐다.

한형용기자 je8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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