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은 18일 서울 삼성동 본사에서 개최한 동반성장 정책설명회를 통해 총 15가지 지원책을 발표했다.
이번에 발표된 정책은 중소기업의 해외 판로 개척과 진입장벽 완화, 기술·자금지원사업 확대에 방점이 찍혀있다.
한전은 이날 믿음이 없으면 일어설 수 없다는 ‘무신불립(無信不立)’과 함께하면 절대 패하지 않는다는 ‘동반불패(同伴不敗)’를 강조하며 협력중소기업과의 동반성장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특히 이날 행사에서 조환익 한전 사장은 “수많은 중소기업이 해외시장 진출을 꾀하고는 있지만 현재 한전 협력 중소기업의 67%가 수출실적이 전무한 것으로 나타날 정도로 미비한 상황”이라며 “중소기업과 함께 해외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실질적인 정책을 펼쳐나갈 방침”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한전이 발표한 동반성장 정책을 분야별로 정리했다.

<해외 판로 개척>
한전의 이번 중소기업 동반성장 정책 중 가장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분야가 해외 판로 개척이다.
한전은 수출잠재력이 큰 중소기업의 해외시장 개척을 지원하기 위해서 올해 중으로 50개사를 선정, 신뢰성의 상징인 KEPCO 로고를 부여한다. KOTRA의 글로벌브랜드사업을 벤치마킹한 ‘KEPCO 보증 브랜드제도’는 한 번 선정되면 4년간 로고를 사용할 수 있으며 기업의 성장에 따라 승급과 졸업제도를 운영할 계획이다. 한전은 선정된 기업에 대해서는 재무 건전성과 로고사용 현황, 신뢰성 유지 등을 집중적으로 사후 관리할 예정이다.
한전은 4월 독일 하노버 전시회에 KEPCO 공동관을 운영하는 등 올해도 해외 전시회에서 국내 중소기업 제품을 홍보할 계획이며 타깃 국가에 시장개척단을 파견하는 수출촉진회사업도 꾸준히 추진한다. 국제전기전력전시회(5월 8일~10일), 한국전기산업대전(9월 10일~13일), 대구 에너지총회(10월 13일~17일) 등 국내에서 개최하는 국제전시회에도 해외 유력 바이어를 대거 초청한다.
이와 관련 한전은 수출촉진사업 지원범위를 기존 50~75%에서 100%까지 무상으로 지원키로 했다.
한전은 중소기업과 공동으로 해외사업 컨소시엄을 구성해 소규모 분산형 신재생발전설비나 송·배전설비건설 EPC, 배전자동화, 원격검침, 신배전정보시스템 구축 등을 적극 추진할 방침이다. 특히 한전은 전력계통 기술과 운영 노하우를 필요로 하는 국가와 동남아시아, 중동, 중남미, 아프리카지역의 개발도상국가의 경우 중소기업과 공동으로 사업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다양한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또 한전은 해외 전력기자재 구매정보시스템을 구축해 해외 각국의 기자재 세부규격은 물론 전압, 주파수, 각종 규제 등 진출 대상국가의 종합적인 정보를 수집해 공유함으로써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을 적극 지원한다.
앞으로는 한전의 해외지사망이 중소기업의 지원기지로 활용된다.
현재 한전은 뉴욕, 런던, 와네스버그, 자카르타, 하노이, 북경, 도쿄 등 7개 해외지사와 요녕성, 내몽고, 감숙성, 산서성, 필리핀, 호주, UAE, 레바논, 요르단IPP, 사우디아라비아, 나이지리아, 멕시코 등 13개 해외법인을 운영 중이다. 한전은 해외 네트워크를 중소기업 지원기지로 활용, 업무 수행을 위한 사무공간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 시장정보를 교환하고 바이어 상담 등을 주선할 예정이다.

<진입 장벽 완화>
한전은 진입장벽을 완화하면서도 중소기업 제품에 대한 구매는 확대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진입장벽 완화를 위한 핵심 정책은 사전등록제 축소와 적격심사 기준 개선이다.
현재 한전은 변압기, 전선, 개폐기 등 558개 사전등록품목을 운영중인데 앞으로 이를 25% 이상 축소해 실력 있는 중소기업이라면 누구나 입찰에 참여할 수 있도록 신규 업체에게 문호를 개방할 방침이다.
적격심사 기준도 크게 완화한다.
한전은 납품실적 제출대상을 기존 5억원 이상에서 10억원 이상으로 완화함으로써 10억원 미만 입찰에 대해서는 경영 상태와 입찰가격만으로 낙찰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납품실적 평가 시 유사 실적 인정범위도 기존 30%에서 60%까지 확대한다.
2억3000만원 이하 물품의 경우 중소기업 제품을 우선적으로 구매할 예정이다. 현재는 연간 2200억원 규모의 2억3000만원 입찰에 대해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모두 입찰에 참여하고 있으며 최저가입찰방식을 적용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중소기업만 참여토록 할 계획이다. 특히 낙찰하한률제도를 도입해 80.5%미만 저가 낙찰을 차단, 과당경쟁을 방지하고 중소기업의 적정이윤이 보장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구매규격도 전면 재검토한다.
한전은 국제기준보다 과도한 구매규격이 중소기업의 불필요한 비용 지출의 원인이 되고 있다고 판단, 중소기업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해 불필요한 기술 장벽을 제거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한전이 운영하고 있는 구매규격은 송·변전 405개, 배전 390개, 정보통신 209개 등 총 1004개에 달한다. 구매규격 개정은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국제규격을 원칙으로 한다는 방침이다.
한전은 올해 5조원 이상의 물품·공사·용역을 중소기업과 사회적 약자기업에게 조달함으로써 안정적인 내수기반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한전은 월별 발주하한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한전의 주요 품목 구매 현황을 보면 개폐기의 경우 8월 이후 발주실적이 전혀 없었고 변압기는 편차가 매우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한전은 협력 중소기업이 안정적인 경영을 할 수 있도록 월평균 계약 량의 최소 50% 이상 발주를 보장하는 발주하한제를 도입할 예정이며 우선적으로 변압기 5개 품목, 개폐기 1개 품목을 대상으로 시범 운영에 들어간다.
실력은 있지만 한전에 등록되지 않아 납품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을 위한 ‘Big Mall’ 행사를 오는 3월 중으로 개최한다.
한전은 이 행사를 통해 현재 사용 중인 기자재 전 품목을 공개하고 현재 협력업체로 등록되지 않은 중소기업에게도 제품 홍보와 판매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

<지원사업 강화>
한전은 중소기업에 대한 협력 R&D사업 지원 규모를 확대할 방침이다.
현재 과제당 비용의 75%, 5억원 한도인 R&D사업 지원범위를 10억원까지 100% 무상으로 지원하고 성실하게 연구를 추진했지만 목표 달성에 실패한 기업에 대해 지원 연구비를 15~30% 삭감하는 등의 패널티를 폐지해 연구개발이 활성화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한다.
2차 벤더에 대한 R&D 지원사업도 새롭게 추진한다. 이를 위해 부품·소재 공급사 약 2000개를 선정 연간 50억원 규모의 R&D사업을 지원한다.
한편 한전이 지난 1994년부터 지난해까지 지원한 중소기업 R&D과제는 총 561개로 1024억원이 투입됐다.
협력중소기업에 대한 자금지원이 강화되고 2차 벤더에 대한 특별 관리가 실시된다.
현재 한전은 각종 선급금과 기성고 등을 100% 현금 결제 중이지만 2차 이하 하도급 협력사에 대해서는 관행적으로 어음 결제가 이뤄지고 있다고 판단, 이를 방지하기 위한 장치를 마련했다. 이를 위해 한전은 ‘하도급 대금관리 전용계좌’를 개설하고 ‘실시간 지급확인시스템’을 도입한다.
또 일정 금액 이상 계약을 체결할 경우 2차 벤더에 대한 현금결제 확약서를 의무적으로 제출토록 하고 별도로 ‘어음 수령 신고센터’를 운영한다.
협력 중소기업의 자금난 해소를 위해서 올해 파워에너지론 등 1200억원 이상의 자금을 지원하고 2차 벤더에 대해서도 1~3%의 저리로 무담보 신용대출을 실시한다.
중소기업 R&D기술에 대한 모니터링도 실시한다.
한전의 축적된 기술력과 특허, 연구인력 등을 최대한 활용한 기술멘토링을 실시해 중소기업의 경쟁력 있는 아이디어가 상품화될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중소기업 종사자를 대상으로 하는 교육과정도 개발·운영한다.
교육시설이 부족해 체계적인 교육을 실시하기 어려운 중소기업에게 양질의 인재 육성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서 수출실무, 경영, 직무기술 등 특화된 교육훈련과정을 개발할 예정이다. 또 실무 중심의 온라인교육도 병행해나갈 계획이다.
실무경험이 풍부한 한전 퇴직예정자를 대상으로 중소기업 필요인력을 선발해 파견하는 사업도 시행한다. 이를 통해 중소기업의 기술수준을 향상시키는 동시에 구인난 해소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