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의 바람직한 에너지정책 방향에 대해 다양하게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에너지시민연대는 19일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에너지정책 토론회를 열고, 에너지세제 개편과 전력수급기본계획 등에 대해서 심도 있는 토론을 벌였다.
김창섭 가천대 교수는 “전력수요를 줄이기 위해서는 새로운 에너지세제가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서는 단순히 전기요금을 인상하기 보다는 유류와의 상대적 가격 조정에서 논의가 시작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또 전기요금 인상과 관련해 “요금 인상은 한전의 재무구조를 개선하지만 소비자의 반발을 가져올 수 있어 세금 방식으로 거두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전기에너지에 신규 세목을 신설하거나 기존 세목의 징수강화를 통해 세수를 늘려야 한다”고 역설했다.
김 교수는 “에너지세로 현행 세·준조세를 통합해 에너지 믹스 조절을 위한 유연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며 “교통에너지환경세, 에너지특별회계 등을 에너지세로 통합하고, 향후 신설될 수도 있는 유연탄과세도 에너지세로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수립 중인 6차 전력수급기본계획과 관련해 석광훈 에너지시민연대 정책위원은 “전기요금이라는 근본적인 문제 해결 없이 전력수급기본계획을 수립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현재의 가격구조에서 전력수요를 예측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주장했다.
석 위원은 또 “서남해 부근의 송전망이 포화되자 삼척 등 영동지역에 화력발전단지를 건설하고, 거기로부터 수도권까지 송전선을 끌어오려 한다”며 “이제는 발전소 건설보다 송전선 건설 문제가 더 심각해지고 있는 만큼 수요지 인근에 LNG발전소를 건설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역설했다.
이은영 소비자시민모임 기획처장은 “정부는 일단 정한 방침을 무조건적으로 밀어 붙이려는 경향이 있어 공청회도 전력정책심의회도 너무 형식적으로 운영하고 있다”며 “충분한 논의를 거쳐 현실에 맞지 않는 부분은 과감히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권식 한전 미래전략처 처장은 “전력수요 예측에 있어 전기요금은 매우 중요한 요소”라며 “소비자가 어느 정도까지 지불할 의사가 있는지를 정확히 파악하는 게 계획수립에 반영됐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