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량계 전 품목이 중소기업자간 경쟁제품으로 일괄 지정되면서 G타입과 고압용 등 일부 지정품목의 타당성 여부를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중기간 경쟁제품으로 지정된 전력량계 전 품목 중 G타입과 고압용 전력량계를 중기간 경쟁제품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들은 G타입과 고압용 제품의 경우 지정요건은 만족하지 못하기 때문에 중기간 경쟁제품 지정을 취소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G타입 전력량계의 경우 아직 규격이 확정되지 않았고, 한전이 구매에 앞서 시행하는 시범사업조차 진행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중기간 경쟁제품 지정요건은 국내에서 직접 생산하는 중소기업이 10개 이상이고, 공공기관 연간 구매 실적이 10억원 이상인 제품일 경우다. 향후 중소기업들이 이 요건을 충족하리라는 예측만을 갖고 G타입을 경쟁품목으로 지정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주장이다.
경쟁제품 지정 당시 중기청은 향후 생산될 G타입의 경우 상황에 따라 변동될 수 있음을 밝혔지만 한 달이 지난 지금까지 어떤 해답도 내놓지 않고 있다.
고압용 전력량계도 그대로 비슷한 경우다.
지난해 8월 진행된 한전의 고압용 전력량계(0.5급) 연간단가 입찰에는 총 8개 업체가 참여했다. 올해도 입찰 참여 업체가 10곳을 넘기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어 지정요건을 만족시킬 수 없을 것이란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또 0.2급 고압용 전력량계처럼 특수한 목적으로 구매되는 물품의 경우도 중기간 경쟁제품 선정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0.2급은 0.5급보다 더욱 정밀한 전력량계로 주로 발전소 등에 납품되는데 국내에서는 생산 기술력을 가진 곳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시장규모는 연간 20억원 정도로 추정된다.
입찰에 참여하는 업체는 두 곳 정도로, 모두 해외 다국적 기업과 협력관계를 통해 국내에 들여오는 것으로 파악됐다.
업계 한 관계자는 "중기간 경쟁제품은 국내 직접생산이 증명된 제품이어야 하는데 G타입과 고압용은 요건을 만족시키지 못한다" 이라며 "각 품목에 대한 고려 없이 일괄적으로 전력량계를 중기간 경쟁제품으로 지정한 것은 문제가 있다" 고 말했다.
이에 대해 중기청 관계자는 "해당물품의 경우 발주기관인 한전 측의 요청과 예외인정 사유가 있어야 협의를 거쳐 중기간 경쟁제품에서 제외될 수 있다" 며 "그러나 아직까지 한전 측으로부터 어떤 요청도 받은적이 없다" 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