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연이은 태풍 등의 영향으로 전국 주요 백사장과 사구 등에 전반적으로 연안침식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연안침식을 체계적으로 막기 위해 연안정비 예산을 2배 가량 늘리는 등 사업규모를 확대할 방침이다.

　국토해양는 지난해 시행한 우리나라 주요 백사장ㆍ사구 등 172곳에 대해 침식모니터링을 진행한 결과, 침식심각지역(D등급)이 26곳에서 24곳으로 줄었지만, 침식우려지역(C등급)은 오히려 78곳에서 102곳으로 증가했다고 18일 밝혔다.

　연안침식이 늘어난 이유는 작년에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친 5개의 태풍과 이상고파랑에 의한 자연 침식, 그리고 직립호안 등 인공구조물 건설에 의한 것으로 분석됐다.

　주요 해수욕장을 살펴보면, 해운대해수욕장은 지난해 태풍 볼라벤, 덴빈 등의 영향으로 백사장 면적이 태풍 전 5만3689㎡에서 4만8327㎡로 줄었지만, 최근 들어서는 5만894㎡로 회복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포대해수욕장은 작년 7월 개장을 앞두고 백사장 남단 250m 구간에서 침식이 발생해 태풍발생 전 7245㎡에서 4045㎡로 백사장 면적이 줄었지만, 백사장 정비와 양빈(해안에 모래를 공급해 인위적으로 해변을 조성하는 공사) 등 응급복구를 시행해 침식발생 이전인 7245㎡ 수준으로 회복했다.

　국토부는 전체적으로 연안침식이 심각해짐에 따라 국가시행 정비사업을 확대하는 한편, 사전 예방적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연구개발(R&D) 및 제도개선사업을 적극적으로 펼쳐나간다는 계획이다.

　먼저 D등급으로 평가된 강원도 속초시 속초해수욕장 등 24곳에 대해 양빈작업, 잠제(수중방파제) 및 돌제(돌충형방파제) 설치ㆍ보강, 친수공간 조성 등 정비사업을 진행한다. 특히 올해에는 침식심각지역 8곳을 포함해 모두 18곳 정비사업에 전년보다 두 배 가량 많은 516억원의 예산을 투입한다.

　국토부 관계자는 “지난해 수립한 연안침식통합대책에 따라, 도시기본계획 수립지침과 도시계획시설규칙을 개정한데 이어 올해는 침식관리구역 지정을 위한 연안관리법 개정, 해안림ㆍ사구 보전을 통해 자연방재효과를 꾀하기 위한 자연형성지 연안완충구역 지정 등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연안침식 현상을 과학적으로 규명ㆍ예측하고 침식저감 공법ㆍ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R&D사업을 추진하는 한편 정부ㆍ지자체 간의 유기적 협조체계를 바탕으로 침식관리지역을 확대ㆍ평가해 등급별로 관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신정운기자 pe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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