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근로자 정책의 주무부처 문제를 놓고 국토해양부와 고용노동부가 물밑에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현재는 각종 근로정책을 관장하고 있는 노동부가 건설근로자 정책을 담당하고 있지만 건설산업 주무부처인 국토부가 건설산업 차원에서 건설근로자 정책을 담당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양부처 사이에 미묘한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현재 국회에서는 양부처의 입장을 대변하는 의원입법안이 동시에 논의 중이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건설근로자 정책의 주무부처를 노동부에서 국토부로 이관하는 내용을 담은 의원입법안이 연이어 발의됐다.

　이미경 민주통합당 의원은 지난해 12월 ‘건설기능인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 의원은 법안 발의 이유로 “건설기능인력과 건설산업 관련 법령과 기능이 산재돼 있어 건설기능인력 정책과 건설산업 정책 상호간에 혼선을 초래하고 있다”고 명시했다.

　결국 노동부가 담당하고 있는 건설기능인력 분야와 국토부의 건설산업 정책을 통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 것이다.

　관련 법안에서는 국토부 장관 소속의 건설기능인육성위원회를 설치하도록 하고 있어 사실상 건설근로자 정책을 국토부에서 담당하도록 하고 있다.

　심재철 새누리당 의원이 같은달 발의한 ‘건설기능인 양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안’에도 건설근로자 정책은 노동부가 아닌 국토부가 소속으로 돼 있다.

　법안에는 아예 국토부 장관이 건설기능인 양성 및 지원에 관한 기본계획을 5년마다 수립해 시행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건설업계에서는 이 법안이 국토부의 생각이 가장 많이 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다.

　상황이 이렇자 건설근로자 정책을 담당하고 있는 노동부가 발끈하고 나섰다.

　새누리당 이완영 의원이 지난달 말 대표발의한 ‘건설근로자의 고용개선 등에 관한 법률(건고법) 일부개정안’을 보면 건고법이 건설근로자의 고용과 복지증진을 위한 유일한 근거법임을 암시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 법안이 건설근로자 정책을 담당하려는 국토부의 의중에 맞선 노동부의 대응입법안으로 평가하고 있다.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몇 년간 국토부가 건설기능인력 육성에 대한 각종 연구용역을 발주하는 등 관련 정책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다”면서 “최근 건설근로자 수급 불균형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는 것도 한 이유일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를 보면 2011년 기준으로 건설기능인력의 40대이상 구성비가 79%에 달할 정도로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당장 내년에 건설 숙련인력이 약 10만명 가량 부족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건설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이런 문제 등을 고려해 건설산업을 담당하고 있는 국토부가 건설기능인력 정책도 담당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알고 있다”면서 “반면 노동부가 이를 받아들일 가능성이 거의 없는 만큼 양부처 사이의 갈등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했다.

권해석기자 haeseok@

〈앞선생각 앞선신문 건설경제-무단전재 및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