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해양부가 추진 중인 ‘건설업자 간 상호협력평가 제도’에 ‘건설근로자 노무비 구분관리 및 지급확인제’ 시행 여부를 반영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현행 ‘노무비 지급 확인제’가 사실상 발주처 요구로 시행되고 있지만, 이를 기업의 자발적인 동반성장 정책으로 전환하는 방안이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제시해온 ‘대기업과 중소기업 상생의 경제민주화’ 정책과도 연계돼 기업의 동반성장 문화 구축에도 긍정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노무비 구분관리… 임금체불 해결 효과 ‘톡톡’

　13일 업계에 따르면 국토부는 지난해 1월부터 공공공사 건설근로자에 대한 임금체불을 방지하고자 ‘건설근로자 노무비 구분관리 및 지급확인 지침’을 마련, 시행해왔다.

　이후 전남도 등 지방자치단체는 제도 시행에 따라 건설근로자의 임금체불 문제 등에 상당한 효과를 거두면서 지속적인 제도 홍보 및 실무요령 안내에 행정력을 집중하기도 했다.

　‘건설근로자 노무비 구분관리 및 지급확인제’는 발주자ㆍ원도급자ㆍ하도급자는 공사금액 중 노무비를 구분해 관리하고, 발주자는 원ㆍ하도급자가 청구한 노무비를 확인해 매월 근로자 전용통장(계좌)에 지급도록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 근로자의 휴대폰으로 문자메시지(노무비 알리미 서비스)를 자동 발송하며, 노무비 청구ㆍ지급내역서와 노무비 지급 결과보고서 발주처에 제출토록 해 임금지급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고용노동부도 오는 4월 초까지 △건설근로자 임금 지급보증제도 도입 △노무비 구분관리 및 지급확인제 법제화 △퇴직공제 당연가입대상 관련 규정의 통합 정비 등 방안을 담은 ‘건설근로자 고용개선 법률 개정안’을 마련해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규제 앞서 인센티브 확대해야”

　업계는 이 같은 제도를 더욱 빠르게 확산시키려면 제도 불이행에 따른 벌칙금 등 규제보다 인센티브를 확대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른바 ‘당근 정책’이 동반돼야 한다는 견해다.

　현행 ‘노무비 지급확인제’는 임금 체불 등 위반 행위에 따른 처벌규정만 있을 뿐 인센티브는 없다.

　하지만 업계는 건설근로자에 대한 임금 지급 문자서비스 지원 등 제도 시행에 따른 비용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하는 상황이다.

　여기에 수천명에서 수만명에 달하는 현장 근로자(협력사에서 고용한 근로자 포함)의 노무비를 관리할 전용계좌 별도 개설 및 실근무내역 확인서를 일일이 만드는 게 쉽지 않아 골머리를 앓기도 했다.

　서울신용평가정보, 나이스디앤비 등도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해 ‘노무비 지급확인제’ 시행을 위한 맞춤형 시스템 개발ㆍ적용 마케팅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제도 시행에 발맞추고자 신용정보조회사의 시스템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건설경기 침체가 지속되고 있는데다 추가 비용만 확대될 수 있다는 염려 때문에 섣불리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정부가 상호협력평가 등에 제도 시행에 따른 인센티브를 적용한다면 근로자와 협력사, 원사업자, 발주처가 함께하는 동반성장 문화를 마련할 수도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수백개에 달하는 공사 현장 근로자의 임금을 방지하는 것은 원사업자뿐 아니라 협력사의 노력도 뒷받침돼야 한다. 다양한 인센티브 지원을 통해 근로자의 임금체불을 방지할 수 있다면 새 정부가 추진하는 ‘경제민주화’와도 일맥상통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형용기자 je8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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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설업자 간 상호협력 평가제도란

　종합ㆍ전문건설업체 간, 대ㆍ중소기업 간의 상호협력 및 동반성장 풍토를 조성하고자 지난 1998년 ‘건설업자 간 상호협력에 관한 권장사항 및 평가기준’을 제정하고, 매년 건설업체의 상호협력 실적을 평가해 우수업체에 인센티브를 지원하는 제도다.

　평가기준은 협력업체와 공동도급 실적 및 하도급실적, 협력업자 육성, 신인도 등으로 구성됐다.

　우수업체는 1년간 입찰참가자격 사전심사(PQ) 및 지자체 적격심사와 시공능력 평가 시 최소 0.5점에서 최대 3점까지 가산점을 받게 된다.

　지난해에는 2647개 건설사가 우수업체(60점 이상)로 선정됐으며, 이 가운데 95점 이상의 최상위 점수를 받은 곳은 현대건설, GS건설, 롯데건설, 금호산업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