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설비 면허 낸 종합업체는 350여곳 추정

　종합·전문간 겸업이 허용된 2008년 이후 5년여간 종합건설업을 새로 등록한 건설사 5곳 중 1곳이 전문건설업체로 나타났다.

　반대로 전문·설비건설시장에 뛰어든 종합건설사도 350곳에 달하는 등 종합·전문간 업종 벽을 넘나든 건설사만 900곳이 넘은 것으로 집계됐다.

　13일 건설단체들에 따르면 2008년 이후 올해 1월까지 종합건설업종을 등록한 전문건설사는 561곳으로 집계됐다. 이는 같은 기간에 종합건설업에 신규 진입한 전체 건설사(2927곳)의 19.2%에 달한다.

　전문건설사들이 진입한 종합업종은 건축공사업이 189곳으로 가장 많고 토목공사업(187곳), 조경공사업(119곳)도 100곳이 넘었다. 반면 토목건축공사업(39곳)과 산업환경설비공사업(27곳)은 30곳 내외에 그쳤다.

　전문·설비건설시장에서 탄탄한 실력을 쌓은 대형사들이 주로 종합건설시장에 뛰어들고 있지만 토목, 건축, 조경과 달리 대형 종합업체가 밀집된 토목건축공사업종과 산업환경설비공사업종은 기술인력, 자본금 등 등록기준이 까다로울 뿐 아니라 풍부한 시공실적이 뒷받침돼야 실질적 수주도 가능하기 때문이란 게 건협의 분석이다.

　실제 설비건설협회가 설비공학회에 의뢰해 작성한 ‘건설산업 환경변화에 따른 대응방안’ 보고서에서도 종합건설업 시장에 진입할 계획이 있는 전문업체들은 토목 또는 건축시장, 공공공사, 3억원~30억원 미만 시장을 주된 목표시장으로 인식했다.

　반대로 전문건설업종을 등록한 종합건설사는 2008년부터 작년 8월말까지 314곳(등록 업종 420건)으로 집계됐다. 진입 업종은 철근콘크리트가 79곳으로 가장 많고 토공(78곳), 조경식재(67곳), 상하수도(42곳), 실내건축(41곳), 조경시설물(25곳), 포장(19곳) 순인 반면 철도궤도, 철강, 삭도, 승강기 등 4개 전문공사업종의 종합건설사 진입은 전무했다.

　소형 종합건설사들이 지역건설시장에서의 영업기반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이나 전문화, 특화 전략 아래 진입하거나 이미 전문업체를 관계 계열사로 보유한 종합건설사들이 별도법인 운영에 따른 경비를 절감하기 위한 목적 아래 전문시장에 뛰어든 결과라고 전문업계는 분석했다.

　2012년에 뒤늦게 겸업제한이 풀린 기계설비공사업을 등록한 종합건설사는 작년 한해 총 30곳으로 집계됐다. 정부의 친환경 녹색성장 기조 아래 건설업종 중에 상대적으로 각광을 받는 기계설비공사업 특성을 고려하면 진입업체 수가 의외로 적어 보이지만 설비협회의 시각은 다르다.

　전문건설업종 중 회원사가 가장 많은 토공사업과 철근콘크리트공사업도 전문·종합간 겸업이 허용된 첫해인 2008년 연간 신규 진입 종합건설사가 31곳과 30곳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설비협회 관계자는 “겸업제한 폐지가 중장기적으로 업계구조 개편과 효율적 건설생산체계 구축, 그리고 건설산업 내의 수직적 관계를 수평적으로 재편하는 데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이지만 상대적 약자인 설비·전문건설업체들이 겸업 증가세 속에서 받을 충격을 줄일 정부 차원의 보완책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국진기자 jinn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