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경기 장기침체를 뚫을 대형건설사 전략의 핵심은 결국 원가경쟁력 확보와 해외시장 다각화로 쏠렸다.

　29일 대한건설협회가 개최한 경영전략 발표회에서 대형건설사들은 “올해 최대 과제는 내실경영과 리스크관리를 배가해 수익성 중심의 경영에 진력하는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대림산업은 올해 원가율(공사금액 대비 실행투입비용) 목표치를 작년(89.3%)보다 0.9% 낮춘 88.4%로 정했다. 부문별로는 플랜트 87.7%, 토목 86.5%, 건축 91.7%다. 내부적으로는 ‘수주목표 미달은 용납해도 원가율 목표 미달은 용납하지 않는다’는 방침 아래 원가혁신팀을 만들고 매주 금요일 CEO 주재 아래 원가혁신회의를 열고 모든 아이템에 대한 전수조사를 통한 원가쇄신 방안들을 논의, 실행하고 있다.

　최병준 대림산업 경영기획팀장은 “원가율 90% 미만 사업은 수주하지 않는 게 원칙이며 경제전망, 건설투자 전망 등은 모두 최저치를 기준으로 한 워스트베이스 아래 비상경영전략에 돌입했고 그 핵심은 결국 원가를 줄여 가격경쟁력을 확보하는 쪽”이라고 설명했다.

　대우건설도 비상경영위원회를 신설하고 원가절감과 유동성 확보에 진력하긴 마찬가지다. 총괄 CFO(재무담당최고책임자) 주도의 리스크관리실도 신설해 ‘EPC 이노베이션’이란 경영화두 아래 효율성·사업단계·원가 이노베이션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통합공사관리시스템, 수주~완공에 이르는 정보데이터베이스 축적, 자재·공사계약 총괄관리 등을 통해 1000억원 이상의 원가를 절감한다는 목표다.

　해외건설 비중 확대를 통한 신성장동력 창출 노력도 배가할 태세다.

　대우건설은 올해 수주목표액 15조원 중 52%를 해외에서 수확한다는 계획이다. 해외수주 목표액이 국내수주 목표액을 넘어선 것은 사상 처음이란 게 대우측 설명이다. 작년만 해도 대우의 해외수주 비중은 46%였다.

　대우는 이를 위해 EPC 역량강화와 시장 및 공종다변화에 진력한다. 올해 모잠비크, 베네수엘라, 태국, 미얀마에 해외지사를 신설하는 한편 설계역량 강화책으로 작년 말 552명인 엔지니어링전문인력을 올해 700명으로 늘릴 계획이다. 외주에 의존했던 설계비중을 줄여 명실상부한 EPC협업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의지다.

　김종성 대우건설 차장은 “2008년과 비교해 연평균 수주액과 매출액이 32%와 24% 이상 성장했지만 더 중요한 것은 수익성”이라며 “해외시장에서도 최소 국내사업 수준의 수익률을 유지하는 게 회사 방침”이라고 말했다.

　대림산업도 발전·유화·신재생에너지를 포괄한 해외건설 디벨로퍼로의 변신에 나선다. 그 일환으로 민간발전과 석유화학을 혼합한 컴플렉스형 수주전략을 마련, 시행하고 유화사업부를 적극 활용해 유지관리 및 운영사업까지 영역을 넓힌다는 목표다.

　그 일환으로 올해 해외영업실도 신설했고 플랜트에 비해 수익률이 저조한 토목 등 다른 분야의 원가경쟁력 제고와 리스크관리에 진력한다. 기본적으로 ‘소비자, 발주기관이 사는 가격이 적정가격’이란 판단 아래 치열한 노력으로도 원가경쟁력 확보가 힘든 부분은 과감히 손을 뗀다는 방침이다.

　국내수주 분야는 막막하다는 중론이었다. 발표자들은 턴키는 실패비용이 너무 높고 최저가는 사실상 대책이 없고 재건축·재개발을 포함한 주택사업은 수주한 잔고마저 정리할 부분은 과감히 정리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김국진기자 권해석기자 jin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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