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근로자공제회 공공기관 지정 문제 재점화…건설업계 반발

　국토부, 노동부가 합의 어겼다…노동부, 위원회 결정을 지켜보면 될 일

　정부가 2011년 논란이 됐던 건설근로자공제회(공제회)의 공공기관 지정 문제를 다시 논의할 예정으로 알려지면서 건설업계가 반발하고 있다. 공제회의 공공기관 지정을 추진하는 고용노동부와 이에 반대하는 국토해양부 사이의 갈등도 재점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28일 정부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오는 30일이나 31일 중 열릴 것으로 보이는 공공기관선진화추진위원회에서 올해 신규 공공기관 지정에 공제회를 포함시킬지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다.

　공공기관선진화추진위원회는 31일로 예정된 공공기관운영위원회의 소위원회 성격으로 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서 논의될 안건을 사전에 설명을 하는 자리다. 공공기관선진화추진위원회에서 논의된 안건은 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서 상정, 의결된다.

　건설업계는 공제회가 다시 공공기관 지정 논의 대상이 됐다는 사실에 반발하고 있다.

　업계는 공제회가 건설근로자 사이의 상호 부조 성격이 강한 단체인 만큼 공공기관과는 성격이 다르고, 공제회 설립 당시부터 지금까지 모든 재원을 건설사업주가 부담하고 있다는 점 등을 들어 공공기관 지정을 반대하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공제회의 모든 재원을 건설사업주가 부담하고 있는데 고용노동부가 다시금 공제회를 공공기관으로 지정하려고 한다면 이는 공제회 운영권을 노린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공제회를 공공기관으로 지정한다면 지금까지 사업주가 낸 출연금과 부담금 등의 반환을 요구하고 앞으로 공제부금의 절반은 정부가 지급하도록 해야 한다는 강한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건설관련 공제조합과 건설사업주단체들은 공제회 설립초기부터 2005년까지 59억원을 출연했고, 업계 자율결의로 2011년까지 공제회 운영경비로 656억원의 부가금을 냈다.

　특히 건설산업차원의 인력관리와 양성지원을 위해 건설근로자공제회를 노동부에서 국토부로 이관하는 법안이 국회에 발의된 상황에서 공제회를 공공기관으로 지정하자는 논의 자체가 시기적으로도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국토부와 노동부의 갈등도 다시 반복되고 있다.

　국토부는 재정부와 노동부가 공제회의 공공기관 지정 유보에 대한 합의 사항을 어겼다며 불쾌해하고 있다.

　공제회의 공공기관 지정 문제가 논란이 됐을 당시 지정 논의를 유보하고 공제회의 기금 운영에 대한 투명성을 높이기로 합의를 했는데 노동부가 다시 일방적으로 공공기관 지정 논의를 밀어붙이고 있다는 것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당시 공제회를 공공기관으로 지정하지 않는 대신 ‘건설근로자의 고용개선 등에 관한 법률’을 개정해 공제회의 투명성을 높이자는 내용의 공문이 그대로 남아 있다”면서 “공제회가 그 당시보다 불투명하게 운영되고 있다는 증거가 전혀 없음에도 노동부가 다시 공제회의 공공기관 지정화 문제를 들고 나왔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노동부는 앞으로 예정된 위원회 결정을 지켜보자는 입장이다.

　노동부 관계자는 “당시 국토부와의 합의는 재정부의 중재로 마련된 것인 만큼 이번에도 위원회의 결정을 지켜보면 될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권해석기자 haese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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