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산업연구원 조사

국내 건설업체 254개사 중 115개사(45.3%)가 민간 건설공사를 수행하면서 표준도급계약서를 사용하지 않거나 변경해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건산연)은 지난해 9월 24일부터 10월 5일까지 254개 건설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민간 건설공사 불공정 실태조사’ 결과 이 같이 분석됐다고 밝혔다.

건산연 측은 “민간 건설공사의 경우 발주자 우위의 계약 관행이 지속되고 있는 게 특징”이라며 “이번 조사 결과는 수급자에 비해 유리한 도급계약을 체결하려는 발주자의 의도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조사결과를 살펴보면, 공사 수행에 큰 도움이 되는 선급금의 경우 수급자의 55%가 지급받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공사를 완공하고 나서도 공사대금을 수령하지 못하는 경우는 39%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사 10곳 중 4곳이 공사대금을 떼인 적이 있다는 의미다.

공사대금 미지급 원인으로는 수급자의 57%가 ‘발주자의 지급 의지 부족 및 도덕적 해이'를 꼽았다.
대금을 지급받지 못할 경우 수급자의 35%는 민사소송을 제기해 해결한다고 응답했으며, 협상을 통해 당초의 대금을 줄여 지급받는다고 응답한 업체도 32%에 달했다.

연구원 관계자는 “민간 건설공사의 불공정 행위, 특히 발주자의 공사대금 미지급이 발생하는 가장 큰 이유는 수급인의 권리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부족하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발주자와 수급인이 대등한 입장에서 공정한 계약을 체결하고 사후분쟁을 최소화하기 위해 민간건설공사 표준도급계약서의 사용을 적극 권장토록 하는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