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정의당이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정부조직 개편안과 관련,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원자력안전위원회 조직을 확대·강화하고 원전 안전 점검을 강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진보정의당 핵안전특별위원회는 21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원자력안전위원회 강화, 전 원전에 대한 스트레스 테스트 실시 등을 골자로 한 '핵안전 5대 요구사항'을 발표했다.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제남 의원과 정진후 의원<사진>은 기자회견을 통해 “박근혜 당선인은 후보시절 원전 안전에 대해 여야가 따로 없는 정책을 밝혔다”며 “하지만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정부조직 개편안과 관련 부처 업무보고를 통해 확인된 내용은 ‘철저한 안전’과는 거리가 멀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무엇보다 원전 안전을 책임지고 관리·감독해야 할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위상이 축소된다는 점이 크게 우려된다”며 “과거 ‘원자력 르네상스’ 정책을 통해 원전 진흥 정책을 추진해왔던 이명박 정부조차 진흥부서와 규제부서를 독립시켜야 한다는 기본상식을 따랐으며, 이는 IAEA(국제원자력기구)를 비롯, 세계 원자력계의 보편적인 상식이자 당연한 조직구성”이라고 꼬집었다.
특위는 5대 요구사항으로 ▲원자력안전위원회 확대·강화 ▲모든 가동 원전에 대한 스트레스 테스트 실시 ▲한국수력원자력 대표이사·이사회 개방 및 민간환경감시기구 강화 ▲고리 1호기와 월성 1호기 등 노후 원전 즉각 폐쇄 ▲우라늄 농축 계획, 핵재처리 계획 전체 포기 선언 등을 제시했다.
특위에 따르면 원자력안전위원회 근무인력은 위원장(장관급)을 포함한 9명의 위원과 95명의 사무처 직원으로 구성된다. 기술지원을 맡고 있는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417명까지 포함하면 모두 512명이 국내 원전 28기(가동 23기·건설 5기)의 안전 규제를 담당하고 있다.
주요 원전 운영국가의 안전 규제 기관 인력과 비교해보면 ▲미국 3961명(105기) ▲일본 1182명(52기) ▲프랑스 2229명(59기) ▲캐나다 850명(18기) 등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또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 선임과정에서 원자력산업계 경험이 있는 인사들이 위원장과 부위원장으로 선임되는 등 독립성 훼손 논란을 빚고 있는 가운데 미래창조과학부 산하에 원자력안전위원회를 두는 것은 시대에 역행하는 처사라고 특위는 지적했다.
특위는 고리 1호기와 월성 1호기 등 노후 원전 뿐 아니라 제어봉 안내관 결함과 증기발생기 세관 결함으로 각각 가동을 멈춘 영광원전 3호기와 울진 4호기를 포함, 모든 원전에 대해 스트레스 테스트를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위는 “인수위가 국민들의 요구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채 일부 원자력산업계의 이해만을 반영하고 있다”며 “특히 지금처럼 원자력산업계가 국민들로부터 불신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안전을 위한 규제는 더욱 강화돼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