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지니어링 대형사들이 수자원 분야 인력 축소 작업에 들어갔다. 정부가 상하수도와 하천정비사업 등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시점에서 단행되는 구조조정이라 일부 토목전문 업체들은 의아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22일 엔지니어링업계에 따르면 현재 빅10에 포진한 대형사 중 수자원 전문회사를 중심으로 상하수도 인력을 조금씩 조정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빅10 중 상하수도 등 수자원부문 인력감축을 단행한 회사는 모두 5곳이다.

　업계는 이들 대형사의 움직임이 타 업체에 미치는 영향을 감안할 때 수자원 부문 인력감축 움직임이 점차 확대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가장 먼저 구조조정에 착수한 회사는 빅5에 속해 있는 A사다. A사는 작년 12월 조직개편 때 유사업무 부서 통합과정에서 환경과 수자원 부서를 통폐합했다. 이 과정에서 부서장 및 기술인력에 대한 대대적 구조조정이 이뤄졌다.

　빅5 중 하나인 B사 역시 상하수도 부문에서 임원급 4명과 기술인력 3명 등 총 7명을 내보냈다. 당시 B사는 철도부문에서 과거 이직자를 중심으로 인력조정을 단행하며 철도부를 대폭 축소하는 중이었다. 도로와 철도부문 인력조정에 비하면 규모 면에서 미약하긴 했지만, 수자원 전문회사인 만큼 업계에서는 의아하게 받아들였다.

　그 외 C사, D사, E사는 각각 7~11명씩 상하수도 및 수자원 부문 인력을 축소했다.

　5개사 대부분 태국 물관리사업 외 인도네시아 등 저개발국가 수자원개발 사업에 관심을 보이던 업체들이어서 이번 인력축소 행보가 업계에는 의아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에 대해 C사 관계자는 “과거 도로, 철도 사업에서 힌트를 얻었다”며 “토목이 잘나갈 때 인력을 많이 뽑아놨다가 점차 물량이 줄어들 때 적절한 시점에 맞춰 인력을 조정했어야 했는데 시점을 놓쳤다. 이 때문에 작년 한해 동안 회사별로 토목부문에서만 50~70명이 잘려 나갔다. 수자원부문도 그런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비대한 부분은 없는지 사전에 미리 살피고 있다”고 설명했다.

　A사는 이번 수자원부문 인력구조조정이 전반적 조직개편 차원에서 단행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조, 지반, 도로, 철도 모두 통폐합했는데 수자원이라고 예외일 순 없다는 것이다.

　업계는 최근 엔지니어링 대형사를 중심으로 ‘전투태세’ 기운이 강하게 느껴진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새 정부가 중소기업 중심의 정책을 펴나가는 과정에서 대형사들이 역차별당할 것을 대비해 옷깃을 단단히 여미는 분위기다.

한 대형사 대표는 “작년에 많은 인력을 잘라 냈지만, 경영 정상화를 이루는 데는 턱없이 적은 규모였다”며 “연착륙 차원에서 올해도 소규모 구조조정을 계속 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최지희기자 jh6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