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과점적 건설보증시장 개방도

　대형건설사들이 부정당업자 처분제도의 대대적 수술을 새 정부에 촉구했다.

　31개 대형건설사 모임인 한국건설경영협회는 이런 내용의 ‘건설산업 발전과 건설기업 활력 제고를 위한 제도개선 과제’를 최근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건의했다고 21일 밝혔다.

　건의안은 적정공사비 확보, 공동도급제 합리화, 부정당업자 제재 개선, 입낙찰제 효율성 제고, 건설산업 경쟁력 제고 등 5개 분야의 25개 과제로 짜여졌다.

　실적공사비 단가하락 방지, 발주기관 예정가격 삭감관행 개선, 최저가낙찰제 적용기준 임의화 및 가격적정성 심사제 폐지 등의 적정공사비 확보 요구는 앞선 건협 등 다른 건설단체와 한 목소리였다.

　한건협은 특히 적법한 공기연장에 대해서도 정부와 발주기관이 거부하는 공기연장 추가비용 보상을 위한 법제도 개선과 2010년 업계 견적능력 향상을 위해 도입했지만 사실상 인위적인 물량삭감의 도구로 전락해 낙찰가 하락을 부추기는 물량내역수정입찰제의 폐지를 건의했다.　

　25개 세부 과제 중 5건(20%)을 부정당업자 제재 개선에 할애한 점도 눈에 띈다. 제재사유를 계약이행 관련 내용으로 제한하고 과징금 대체를 폭넓게 인정하는 한편 부정당업자 제재시기를 법원의 최종 확정판결 후로 명시하고 다른 법령상 제재처럼 사유 발생 후 일정기간이 지나면 구제하는 시효제도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비현실적인 과잉처분 법조항 아래 아래 기업은 물론 국가 입장에서도 장기소송전으로 시간적, 금전적 손실이 불가피한 제도의 재설계를 통한 처분 적정화 전반의 수술이 절실하다고 한건협은 촉구했다. 그 일환으로 제재처분 효력범위를 명확히 하고 면허 관련 입찰만 특정하는 등의 보완책도 요구했다.

　한건협은 발주기관의 재량권 행사를 가로막는 현행 조달청 중심의 중앙집중식 공공발주제도 개혁과 소수 공제조합이 독점하는 건설보증시장 개방도 제안했다. 또 턴키공사 등의 자재직접구매제 적용 배제, 건설공사 범위 현실화 및 관련 부처 일원화, 실적신고 간소화와 부계약자 중도 탈퇴 때 구성원 분담비율을 주계약자에 재분배토록 하는 공동도급 관련 규정 개선도 제안했다.

　한건협 관계자는 “건설단체별로 건의사항이 비슷하지만 이는 업계가 신음하고 애로를 겪는 제도적 걸림돌이 명확하다는 의미”라며 “새 정부가 이런 요구를 적극 수용해 건설기업 활력을 제고하고 경기를 살려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국진기자 jin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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