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의 지난해 하반기 예비타당성조사(예타) 대상 사업이 총 23건, 5조8000억원 규모로 확정됐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와 같은 굵직한 철도 사업이 사라진 대신 광역혼잡도로와 산업단지진입로 위주의 도로 사업이 늘어난 것이 특징이다.

　20일 재정부와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재정부는 최근 재정사업평가 자문회의를 열고 지난해 하반기 예타 대상 사업을 확정, 해당 부처와 KDI에 명단을 통보했다. 총 56건을 검토해 23건(건설 19건, R&D 4건)을 통과시켰다. KDI 공공투자관리센터(PIMAC)는 곧바로 공고를 내고 예타 검토 작업에 착수했다.

　재정부 예타 대상사업은 실제 사업화를 위한 ‘7부 능선’을 넘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현행 국가재정법은 사업비 500억원, 국비 300억원 이상 사업에 대해 예타와 타당성 재조사를 거치도록 하고 있다. 재정부는 매년 2월과 7월 두 차례씩 각 부처로부터 예타 신청을 받아 최종 대상사업을 선정한다. 이어 KDI 예타를 통과하면 내년 예산안(기본조사 및 설계비)에 편성될 수 있다.

　이번 예타 대상사업을 보면 도로 비중이 상당히 높다. 국토해양부의 경우 모두 14건(건설 13건, R&D 1건) 중 9건이 도로다. 총 사업비로 봐도 2조8847억원 중 74%인 2조1360억원이 도로 몫이다. 재정부 관계자는 “예년에 비해 GTX 등과 같은 철도 대형 프로젝트가 사라지면서 도로 비중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총 사업비가 가장 큰 프로젝트는 ‘서울외곽순환도로 장수~계양 지정체 완화사업’으로 5941억원 규모다. 이 사업은 영동선 서창분기점(JCT)~서울외곽선 장수나들목(IC) 3.6㎞ 구간 신설과 장수~서운 간 5.0㎞ 지하 하부도로 개설사업 등 2건으로 구성돼 있다. 사업기간은 2016년부터 2022년까지 7년간이다.

　부산의 대표 정체구간인 을숙도대교~장림고개 구간의 지하차도화 사업도 눈길을 끈다. 전국 항만물동량의 75% 이상을 처리하는 부산항 북항~신항 간 도로 중 일부다. 7년간 3720억원을 들여 2.57㎞ 구간을 지하화한다는 계획이다.

　광주광역시의 숙원사업인 호남고속도로 동광주~광산IC 구간 6차로 확장사업(3720억원)도 비교적 덩치가 큰 편이다.

　친환경교통수단인 노면전차를 수원도시철도 1호선 수원역~수원화성~조원동 구간(5.891㎞)에 도입하는 사업도 예타 대상에 포함됐다. 이 구간은 수원시 버스의 60% 가량이 통과하는 상습 정체구간이다.

　울릉도·독도와 가까운 경북 울진군 죽변면 일대 16만㎡ 부지에 국립해양교육관을 짓는 사업(1500억원)도 이채롭다.

　노후화된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회관과 올림픽파크텔을 리모델링하는 ‘올림픽스포츠 콤플렉스 조성사업’은 1264억원 규모다. 부산시민공원에 들어설 국립아트센터(가칭) 건립에는 1700억원의 국고가 투입된다.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이 대전~세종시 간 간선급행버스(BRT) 연결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 중인 외삼~유성터미널 BRT 연결도로(6.8㎞) 사업은 ‘30대 선도 프로젝트’로 간이 예타(사업계획 적정성 검토)로 진행된다. 총사업비는 1370억원 규모다.

　재정부 관계자는 “이번 대상사업들이 KDI 예타를 통과하면 오는 9월 내년 예산안 편성 때 반영할 계획”이라며 “올 상반기 예타 대상사업 선정작업도 3월 중 마무리해서 되도록 내년 예산에 포함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태형기자 k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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