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최초 구입자 취득세 면제·골조분양 활성화도

　연간 10조원이 넘는 보금자리주택 재원을 재건축·재개발사업의 임대주택 매입에 투입하자는 제안이 나왔다.

　생애최초 주택구입자에는 기금대출에 더해 취득세까지 면제하고 일본식 증여세 비과세까지 벤치마킹하는 한편 골조 상태의 ‘주택 마이너스 분양’ 도 활성화할 것을 주문했다.

　주택건설 관련 5개 기관(대한건설협회, 한국주택협회, 대한주택건설협회, 건설산업연구원, 주택산업연구원)은 15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를 찾아 이런 내용의 ‘민생경제 회복과 일자리 창출을 위한 주택·부동산분야 개선과제’를 제출했다.

　중산층·서민 주거안정을 위한 맞춤 주거복지, 국민경제 회복을 위한 주택시장 정상화, 시장구조 변화에 대응한 주택정책기조 전환 등 3개 대주제 아래 10대 중점과제와 93개 세부과제로 짜여진 건의안은 정부 각 부처에도 전달할 예정이다.

　업계는 기존의 ‘공공-임대, 민간-분양’의 역할분담 요구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연간 10조5777억원(9·19대책 당시 연 15만가구 공급 기준)의 보금자리주택 재원을 재건축·재개발사업지의 임대주택 매입에 투입할 것을 제안했다. 그린벨트 해제지보다 입지가 월등한 도심 정비사업지의 주택을 매입해 서민임대로 활용하면 전세난 완충은 물론 정비사업 숨통까지 틔울 수 있기 때문이다.

　주택협회 관계자는 “10조원이면 평균 면적 18평의 주택 9만2593가구를 매입할 수 있다”며 “미분양이 넘치는 상황에서 그린벨트 해제를 통해 보금자리주택을 추가로 공급하는 것보다 기존 정비사업지를 활용하는 편이 서민, 건설사, 조합에 모두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나아가 도시정비사업 활성화를 위한 분양 미신청자 현금청산 기산일 조정, 정비사업비 증가분 산정기준 합리화, 뉴타운 및 정비사업 출구전략 개선도 요구했다. 현재처럼 공급이 수요를 웃도는 상황에서는 외곽 신도시는 물론 도심과 근접한 그린벨트 해제지의 보금자리주택도 미분양이 불가피하므로 아예 이미 진행 중인 정비사업지를 최대한 활용하자는 취지다.

　주택수요 견인책으로는 기존의 취득·양도세 감면·폐지에 더해 생애최초주택구입자에 대한 취득세 면제를 제언했고 일본이 주택경기 활성화를 위해 적극 활용한 증여세 비과세제도 도입함으로써 고령자에서 젊은 세대로의 재산이전까지 촉진할 것을 주문했다. 또 경제자유구역의 부동산투자이민제 대상에 주택도 포함할 것을 건의했다.

　외국에서 보편화된 골조상태의 주택 마이너스 분양제도 활성화해 수요자들이 싼값에 주택을 매입해 구미에 맞게 내장재를 설치하자는 제안도 내놓았지만 국회 의원입법 형태로 추진 중인 후분양제 도입안에는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택지 분야에서는 제3연륙교와 광역교통계획상 경전철 착공 지연으로 대규모 미분양과 입주민들의 기획소송에 시달리는 영종·청라지구와 김포 한강신도시 등과 같은 사례를 막기 위해 기반시설 설치 완료시기가 계획보다 2년 이상 지연되거나 취소, 미확정되면 해약을 허용하는 공공택지 계약해제를 허용하고 특정지역 택지를 다른 택지로 대체하는 공공택지 교환제 도입도 제안했다.

　시장 상황에 대한 충분한 고려 없이 에너지절감 목표를 일방적으로 책정한 정부의 ‘그린홈 건설 로드맵’의 목표연도도 적정 수준으로 재조정할 것을 주문했다. 미분양이 속출하는 상황에서 분양가상승을 부추겨 분양을 더 어렵게 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주거복지 및 주택정책을 총괄할 컨트롤타워란 설명이다. 업계는 국토해양부, 행정안전부, 금융위원회 등의 주택관련 부처를 기획재정부장관 등이 종합조정해 주택시장 장기침체의 주된 원인 중 하나인 정책 일관성 부재와 대책 실기 문제를 해결할 것을 인수위에 요청했다.

　건설업계 도미노식 부도의 진원지로 꼽히는 프로젝트파이낸싱 문제는 대한주택보증 등 보증전문기관의 유동화 보증상품을 활성화해 지급보증을 대체하고 개발사업 금융시스템도 새롭게 수술할 것을 요구했다.

　업계는 나아가 일반공급, 특별공급, 단체공급 등으로 세분화된 현행 주택공급 관련 규제도 공공주택에 한해 적용하고 일정가액 이상의 민간주택은 분양방식을 자율적으로 선택토록 개편할 것을 건의했다.

　　

김국진기자 jin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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