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은 한전이 중소기업 지원사업을 시작한지 꼭 20년이 되는 해다.
초창기 제품과 기술 개발에 주안점을 뒀던 한전의 중소기업 지원사업은 해를 거듭하면서 경영컨설팅과 마케팅, 해외시장 개척 등의 분야로까지 확대됐다. 중소기업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이 가능해진 것이다.
한전의 중소기업 지원사업은 단순히 중소기업의 어려움을 덜어준 것이 아니라 전력기자재 품질 향상을 통해 국가 전력계통 안전화를 도모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제는 중소기업이 한전이라는 브랜드 파워를 바탕으로 해외 수출까지 모색할 수 있는 시스템도 마련됐다.
한전이 중소기업 지원사업에 대한 전문성과 차별성을 위해 부단히 노력해온 결과라 할 수 있다. 지난 20년간 추진돼온 한전 중소기업 지원사업 발자취를 정리해본다.

태동<1993~1997년>

한전의 중소기업 지원사업을 얘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바로 이종훈 사장이다. 이종훈 사장은 1993년 처음으로 중소기업에 대한 기술 및 R&D 자금 지원방안 검토하라고 주문했다. 이 사장은 “실질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되 지원대상은 기술개발 의욕이 있으면서 지원에 따른 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는 업체로 하라”며 중소기업 지원사업의 배경과 목적을 밝혔다.
한전은 1993년 5월 14일 처음으로 중소기업 기술지원팀을 발족했으며 지원사업에 대한 전반적인 체계와 밑그림을 마련했다. 이를 위해 당시 본사 21개 처·실장이 머리를 맞대고 열띤 논의를 했다고 하니 한전이 얼마나 공을 들였는지 짐작이 간다. 그렇게 해서 결정된 중소기업 지원사업 기본계획은 1993년부터 1997년까지 총 703개 협력중소기업에게 1120억원을 지원하는 것이었다. 한전은 이를 공시해 중소기업 지원사업의 첫 출발을 대내외에 알렸다.

성장<1998~2002년>

한전은 1998년 ‘중소기업 기술지원 계획 및 시행지침’을 수립하고 보다 체계적으로 사업을 펼쳐나가기 시작했다. 한전은 지원사업의 범위와 예산은 대폭 확대하고 절차는 간소화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한전은 당시 중소기업이 기술개발에 성공한 후 이를 통해 매출액을 증가시킬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가를 놓고 고민하기 시작했다. 신기술을 개발하고도 여전히 경영난을 겪고 있다면 한전의 지원사업은 무용지물에 불과하다는 생각에 새로운 전략과 지원체계를 모색해야 겠다는 방향 전환이 이뤄진 셈이다.
이 같은 고민을 통해 도입된 제도가 바로 벤처기업 창업지원, 인큐베이터사업, 유망 전력벤처기업 발굴 등이다.
특히 한전은 공기업 최초로 1998년부터 물품대금 선급제도를 실시해 중소기업의 자금 운영을 함께 해결하려고 노력했다.

확장<2003~2008년>

2004년 한준호 사장이 취임하면서 한전의 중소기업 지원사업은 새로운 전환기를 맞게 된다. 중소기업청장을 역임한 경험을 갖고 있는 한준호 사장은 중소기업 육성에 대한 강한 의지를 갖고 있었다. 이에 따라 한전은 2004년 ‘중소기업 지원사업 확대계획’을 수립했다. 협력연구개발사업 지원한도는 5억원으로, 정보화기술개발사업 지원도 1억원으로 상향 조정된 것도 이 시기다. 중소기업 제품 구매를 확대하기 위해서 우수한 제품은 2년간 구매를 보장토록 한 것도 중요한 변화였다.
또 해외시장 개척을 위해 수출 컨설팅과 전시회 참관사업을 처음으로 펼치기 시작했고 중전기기 기술개발기금 융자 이자율도 인하하는 등 그동안의 중소기업 지원사업이 대대적으로 확대돼 운영됐다.

수출화<2009~2013년 현재>

한전은 2009년부터 중소기업의 해외시장 진출을 지원하는데 주력했다. 수출촉진회라는 이름으로 우수 중소기업과 함께 세계 각국을 방문했으며 수출이 가능한 월드 클래스(World Class) 전력기자재를 개발하기 위해 노력한 것도 이 시기의 일이다.
해마다 한전이 주관한 수출촉진회를 통해 중소기업의 수출이 성사되는 사례가 늘어났다. 행사가 끝난 후에도 중소기업의 수출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해외 전력청과 에이전시를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세심한 배려를 했기 때문이다.
2011년부터는 수출시범사업자를 선정해 한전이 직접 우수한 중소기업 제품을 해외에 공급함으로써 실질적인 지원이 이뤄질 수 있는 토대도 마련했다. 실제로 미국과 말레이시아 등지에서 국내 중소기업 제품으로 시범사업을 펼치면서 해외시장 개척에 일조를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