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많은 국가들이 녹색산업(그린비즈니스)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고 시장선점을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
독일 컨설팅사인 Roland Berger에 따르면 녹색산업의 시장 규모는 지난 2007년 1조 4000억 달러에서 2020년이 되면 3조10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태양광, 조력, 지열,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시장은 지난 2004년부터 2009년까지 5년간 연평균 28.2%씩 성장했으며, 2020년에는 시장규모가 1조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전 세계 자동차 시장과 비슷한 규모다.
국제에너지기구(IEA)도 지난해 11월 발표한 ‘2012 세계에너지 전망’ 보고서에서 신재생에너지가 2035년에는 전 세계 발전량의 30%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는 신재생에너지는 2015년에 석탄에 이은 두 번째 발전원으로, 2035년에는 최대 발전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처럼 녹색산업에 대한 전망은 장밋빛이다. 앨빈 토플러는 ‘제3의 물결’을 통해 농업 혁명을 제1의 물결, 산업 혁명을 제2의 물결, 지식 정보 혁명을 제3의 물결로 제시했다. 신재생에너지 낙관론자들은 세상의 변화를 가져올 제4의 물결로 신재생분야를 꼽고 있다.
녹색산업 특히 신재생에너지 분야가 ‘제4의 물결’을 일으킬지는 아직 낙관도 비관도 섣부른 판단이다.
하지만 신재생에너지 분야는 분명히 새로운 물결을 일으킬 수 있는 가능성은 열려있다. 화석연료로 대변되던 에너지권력이 ‘자원의 공공성’ 성격이 강한 신재생에너지 분야로 넘어 온다면 탄탄한 성벽처럼 느껴졌던 세계에너지시장의 재편은 불가피해 보인다. 하지만 아직은 시장이 성숙하기 위한 준비단계다.
국내도 마찬가지다. 때문에 부침[浮沈]도 심했다.
지난 2008년을 기점으로 우리나라도 녹색산업을 성장동력으로 삼았다.
많은 대기업과 중소 ․ 중견기업들이 스마트그리드, 신재생에너지, 등 녹색산업에 앞 다퉈 뛰어들었다. 하지만 결과는 초라했다. 기대만 갖고 뛰어든 시장은 냉정했다. 매출이 없다보니 많은 기업들이 시장에서 하나둘씩 철수했다.
그래도 한전을 비롯한 발전회사 등 에너지 공기업들은 꾸준히 신재생에너지 시장에 투자하며, 화석연료 이후 시장을 대비했다.
최근 한전과 한수원 등 발전6사가 공동으로 2019년까지 8년에 걸쳐 12조원을 투자해 ‘서남해 2.5GW 해상풍력’ 개발사업을 추진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또 원자력발전을 담당하는 한수원이 2015년까지 서울시 지하철 차량기지, 물재생센터 등 서울시 산하 공공시설에 총 7900억원을 투자해 연료전지, 태양광 및 소수력 등 신·재생에너지를 통해 총 160MW의 전력 생산에 나선다.
앞에서 보듯이 분명한 것은 현재 우리나라의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투자는 정부와 공공기관이 주도하고 있다. 정부 주도의 시장은 민간기업의 시장진출을 위한 발판이었다면, 다음 시장은 민간이 나서야 한다. 시장을 숙성시키고, 기술개발을 이끌어 해외시장에 뛰어들어야 한다. 신재생에너지를 비롯해 녹색산업이 제4의 물결이 될 수 있도록 이끌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