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표 예산 6조원 증액’… SOC 예산 감축되나

　국채 발행해도, 비과세ㆍ감면혜택 축소해도 예산안 손질

　　

　　

　새누리당이 제시한 ‘복지예산 6조원 증액’ 요구로 주요 SOC 예산 감축이 우려되고 있다.

　새누리당 요구대로 적자예산(국채발행)을 편성하더라도 급하지 않은 정부예산을 축소해야 하는 상황이며, 민주통합당의 제안대로 국채발행을 하지 않으려면 고소득근로자의 비과세ㆍ감면 축소와 함께 SOC 예산을 예년 수준 이하로 대폭 줄여야 한다.

　26일 국회에 따르면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은 오는 28일 열리는 본회의에서 내년도 예산안을 처리하겠다는 입장에 합의했다.

　하지만 새누리당이 대선 이후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내건 복지사업을 위한 ‘예산안 6조 증액’에 따른 여야의 입장차는 좁혀지지 않고 있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논의된 예산 삭감액이 현재 1조400여억원뿐인 상황에서 5조원에 달하는 추가 재원 마련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새누리당은 ‘복지예산 6조원 증액’을 내년 예산에 반영하려면 국채 발행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고, 민주통합당은 국채발행에 반발하며 ‘부자 증세’를 통한 재원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새누리당은 6조원에 달하는 박 당선인 예산 가운데 2조원 정도의 불요불급한 정부 예산을 삭감하고 비과세ㆍ감면 축소 및 지하경제 양성화 등을 통해 1조원 등을 확보해 국채발행을 2조~3조원 규모로 최소화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현재 기획재정부 등에 예산 삭감이 가능한 항목을 요청,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민주통합당은 경기부양에 별다른 효과가 없는 SOC 예산을 예년 수준 이하로 대폭 줄이는 한편, 소득세 최고세율 적용구간을 1억5000만원으로 낮추고 법인세 최고세율을 현행 22%에서 25%로 높여 국채발행을 하지 않는 방안을 주장하고 있다.

　이로 인해 지역 개발사업으로 제시된 상당수 공약 실현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는 게 국회 내 분위기다.

　국회 관계자는 “예산 항목별로 가장 손쉽게 예산을 조정할 부분으로 SOC 사업 아니겠느냐”면서 “민주통합당에서는 SOC 예산을 예년 수준 이하로 조정해야 한다는 견해를 제시한 상황이어서 27일 진행될 예산안 조정에서는 SOC 예산 감축 윤곽이 드러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새누리당에서 재정부에 예산을 줄일 수 있는 항목을 요청해 검토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SOC 예산은 규모도 크고 계속사업이 많은 상황이어서 일부가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기획재정위 조세소위원회는 내년도 세법개정에 따른 ‘증세 강도’를 놓고 여야 간 의견 충돌을 보이다 26일 예정된 회의를 27일 오전으로 잠정 연기했다.

　한편, 박 당선인은 지난 4ㆍ11 총선과 대선에서 복지공약 실현 예산 1조6000억원, 복지 사각지대 해소 예산 4조3000억원 등 총 5조9000억원을 증액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세부 항목에는 △기초생보자 부양의무자 기준완화 1조290억원 △뉴타운 해제지역 주거개선 3000억원 △저소득층 노후불량주택 개선 5679억원 △부동산시장 정상화 5300억원 △서민금융지원 7500억원 △0~5세 보육지원 7351억원 △대학등록금 부담완화 1831억원, 청장년 어르신 여성 맞춤형 일자리 5000억원 등이 있다.

한형용기자 je8day@

〈앞선생각 앞선신문 건설경제-무단전재 및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