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을 준비하고 있는 조명업계의 화두는 ‘생존’이다.
업계 전반에는 ‘어떻게든 이 고비만 넘겨보자’는 위기의식이 팽배하다.
‘정말 힘들다’, ‘못해먹겠다’는 푸념도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다.
계속된 경기침체와 건설경기의 불황, 기대만큼 성장하지 않는 LED조명시장 영향이 겹치면서 조명업계는 당장 신년부터 하루하루를 걱정해야 할 판이다.
하지만 조명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업계 고수들은 이런 위기일수록 무조건 움츠리기보다 계획한 전략을
실천에 옮기는 적극적인 모습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한다.
또 오늘을 걱정해 모두가 눈앞의 이익에만 급급하면 조명시장 전체가 위기에 처해 미래를 담보할 수 없다고 경고한다.
조명업계에서 산전수전을 다 겪은 업계 고수들로부터 ‘불황의 그림자’가 버티고 있는 2013년 조명시장에서 살아남는 생존비법을 들어봤다.

▲조급함을 버려라=업계 고수들은 우선 불황일수록 조급함을 떨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조급함에 빠져들면 악수(惡手)를 둘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업계 고수들은 조급함에 빠져 그릇된 길을 가고 있는 기업으로 경기도에 위치한 S사를 꼽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S사는 어려운 회사여건을 하루빨리 개선해야겠다는 조급함에 무리한 경영을 펼친 결과 외형은 화려해보이지만 투기등급에 해당하는 기업신용도와 영업적자 때문에 속은 곪을 대로 곪은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조명업계 한 원로는 “조급함을 버린다는 게 결코 쉬운 일은 아니지만 경영자가 조급해지면 성과에 일희일비하게 되고, 판단력을 잃기 쉽다”면서 “비록 오늘이 힘들더라도 회사의 운영을 넓고, 멀리 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 개의 바구니에 모든 계란을 담지 마라=증시에서 많이 회자되는 이 격언은 조명시장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업계 고수들은 LED조명이 대세를 이루고 있는 최근의 조명시장에서 특정영역에만 집중하는 것만큼 위험한 도박은 없다고 지적한다.
특히 현실에 안주해 지금까지 고수했던 내수시장, 건설사에 의존했던 민수시장에만 집착하면 낭패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동안 수출이나 관수시장 대신 대형건설사와의 협력관계에 안주했던 조명기업들이 건설시장의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결국 내수와 함께 수출시장을 발굴하고, 관수시장, 민수시장 등을 함께 공략하는 전 방위적인 사업포트폴리오를 구축, 특정 영역의 위기를 상쇄해 나갈 수 있는 역량을 갖추는 게 불황극복의 해법인 셈이다.
30년 넘게 조명업계에 몸담고 있는 한 업체 대표는 “내수, 수출, 관급, 사급, 실내, 실외 등 특정한 분야에서 너무 많은 매출을 올리는 것은 대외적인 변수 때문에 한순간에 기업을 위기로 몰아넣을 수 있는 굉장히 위험한 전략”이라면서 “현재 이런 구조를 갖고 있는 기업이라면 당장 포트폴리오를 다시 짜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화가 미덕이다=불황은 한편으로 경쟁력 있는 기업을 부각시키는 순기능도 있지만 업계 전체를 서서히 고사시키는 치명적인 부작용을 갖고 있다.
조명업계의 불황도 당장의 매출에 급급해하는 일부 기업들의 가격경쟁을 부추기면서 조명시장의 미래를 어둡게 하고 있다.
특히 2012년은 조달시장의 상위 업체들이 LED조명 전 품목에 걸쳐 가격경쟁을 펼치면서 '시장은 커졌지만 기업은 뒷걸음질 친 해' 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일부 기업들의 이기적인 가격인하 전략이 중소 LED조명기업들의 경영난을 촉발시키면서 기술개발, 인재양성 등 미래 조명시장을 위한 투자를 소홀히 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었기 때문이다.
조명업계의 한 전문가는 “최근에는 가격인하 흐름이 주춤해졌지만 올 한 해 동안 조달 상위 업체들이 이전투구 양상으로 전개했던 LED조명가격 하락은 철저하게 경쟁 기업을 따돌리기 위한 비정상적인 행위였다”면서 “조명시장 안에서 함께 호흡하는 기업들이 서로 조화를 이뤄가면서 상생해 나가지 않는다면 2013년에도 희망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