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낸 만큼 전기 쓰는 ‘선불형 계량시스템’이 국내 최초로 개발돼 내년 하반기 시범사업을 앞두고 있다.
한전은 최근 국제표준(IEC62055)을 기반으로 하는 선불계량시스템과 이를 평가하는 통신분석장치(ETTAS)를 개발했고, 임시전력고객을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진행한 뒤 점차 적용 대상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선불 시스템은 전기를 사용한 후 누적사용량에 대해 요금을 내는 현행 전기요금 징수방식과 달리, 돈을 먼저 납부하고 전기를 사용하는 방식이다.
이는 전기요금 연체로 인해 손실되는 인력과 비용을 절감하고, 전기사용 고객의 해지·재공급에 따른 관리 비용을 줄일 목적으로 도입됐다.
선불운영시스템은 고객정보와 각종 데이버베이스를 축적해 고객과 전력회사 간에 선불계량이 효율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사용 방식으로는 키패드와 AMI 시스템이 있는데 향후 PLC 고속전력선 통신 인프라가 구축되면 AMI 선불시스템이 상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키패드 선불시스템은 사용자가 전력회사에 일정 금액을 지불하고, 선불코드를 부여 받은 후 이를 직접 입력해 지불 금액만큼 전력을 사용하는 방식이다.
전력회사는 보안을 이유로 숫자로 된 암호화 토큰을 고객에게 전달하는데 고객은 이를 자신의 계량기에 입력만 하면 되기 때문에 간편하다.
이 때 고객이 입금한 금액의 정보가 정확한지 또는 중간에 누가 해킹할 경우를 대비해 검증하는 작업을 거치게 된다. 이러한 충전정보의 신뢰성을 검증하는 것이 ETTAS다.
한전은 해외시장 진출을 염두에 두고 ETTAS를 세계최초로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AMI 선불시스템은 전력회사에서 원격으로 암호화된 번호코드를 전송해 전력량계가 고객의 충전정보를 인식한 후 충전금액만큼 전력을 공급하는 온라인 방식이다.
한전은 선불시스템이 적용될 경우 요금수납·검침 인력 등을 줄일 수 있어 이는 곧 고객서비스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전 관계자는 “선불계량시스템을 임시전력고객에게 적용할 경우 고객이 원하는 전력량만큼, 원하는 때에, 어떤 장소에서나 구매가 가능하다”며 “임시전력고객의 보증금관리와 검침 등의 제반절차가 생략돼 국가적 전력설비 운용효율 향상과 비용절감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전은 내년 8월쯤 임시전력고객을 대상으로 키패드 방식의 선불계량시스템을 적용한 시범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후 기타 보증이 요구되는 고객 등으로 적용대상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