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 “수주 위한 입찰자격ㆍ우대 확보 수단”

공사 특성 상관없이 획일적 적용도 문제



　지역의무 공동도급 공사에서 공동수급체로 참여한 업체가 시공에 참여하지 않은 채 이익금만 받는 등 지역ㆍ중소건설사의 수주기회 확대를 위해 마련된 ‘공동도급제도’에 허점이 많다는 감사원 감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지역의무 공동도급 공사가 단독도급 공사와 비교해 비용이나 공사 품질, 공기 단축 등에 비효율적인 것으로 조사됐다.

　감사원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공동도급 제도 운용실태에 대한 감사 결과’ 및 건설산업정보센터에 의뢰한 ‘공동도급 운용실태 및 제도개선방안’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하고, 기획재정부·행정안전부 등에 제도개선을 촉구했다.

　이번 감사는 지난 4월30일부터 5월25일까지 진행됐으며, 설문조사는 566개 건설업체와 100개 발주기관을 대상으로 진행해 106개 업체(응답률 19%)·27개 발주기관(응답률 27%)이 응답했다.

　공동도급 계약은 2인 이상의 사업자가 자본, 기술능력, 인원과 기자재를 공동으로 동원해 계약을 공동으로 수행하는 방식이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공동도급공사가 단독도급공사와 비교해 효율성보다는 기술이전 및 수주기회 확대에 유리한 것으로 분석됐다.

　공동도급제의 하나인 주계약자 관리방식은 비용·품질·공기단축·기술안전·공사위험 분산·지역업체 수주기회 확대 등에서 실효성이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계약자 관리방식이 적절치 않은 이유에는 ‘지역에 소재한 전문건설업체의 부족’이 45.1%, ‘협력업체와의 협력관계 단절’이 23.9%로 조사됐고, 공사 적용 범위는 ‘100억원 미만’이 50%를 기록했다.

　정부의 획일적이고 경직적인 제도 운용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공공공사의 경우 공사의 특성과 상관없이 공동도급이 획일적으로 권장되면서 발주기관이나 입찰참가자의 판단에 따라 입찰방식을 조율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제도 운영과정에서의 문제점’ 질의에서는 △경직된 발주방식(건설업체 44%, 발주처 37%) △세부운영규정 미비(29%, 40/7%) △실적산정 및 적용 등 평가관련제도(31%, 25.9%) 등으로 조사됐다.

　감사원은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정책적 배려가 지나치게 강조되면서 경쟁력 있는 입찰참가자 선정이라는 입찰제도 본연의 취지가 왜곡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공동도급제도가 공사 수주물량 확보를 위한 수단으로 전락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구체적으로 응답업체의 91%는 공사수주를 위한 입찰자격 및 우대조항 충족을, 50%는 단순 수주물량 확보를 위해 공동수급체를 구성한다고 답했다.

　입찰참가자격 사전심사(PQ)와 적격심사 규정에 명시된 ‘공동도급 시 우대’ 등을 고려해 공동수급체를 구성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공사의 효율성 측면에서 자발적으로 공동도급에 참여한 경우가 얼마나 되는지’에 대한 질의에서는 응답자의 46.9%가 전체 공동도급 참여공사의 50% 미만이라고 답했고, 이 가운데 17.3%는 공사의 효율성 측면에서 공동도급으로 참여한 경우가 전혀 없다고 응답했다.

　아울러 공동도급제도를 입찰자의 자유 의사와 판단에 따르도록 개정이 필요하다(매우 필요하다 15% 포함)는 응답은 전체의 41%로 집계됐다.

　한편, 공동도급제도 운용실태에 대한 감사 결과에서는 2006년 이후 국토해양부 등 11개 기관에서 발주한 공동도급 공사 구성업체 2653개에서 실제 1명 이상의 기술자를 배치한 업체가 1187개(44.7%)로 드러났다.

　계약 이후 이면계약을 통해 공사 지분을 포기하는 조건으로 사업에 참여한 뒤 발주기관의 승인 없이 공동수급체에서 탈퇴한 사례부터 계약이행 계획서를 제출받지 않아 계약이행 여부를 확인할 수 없는 공사도 864건에 달했다.

　한형용기자je8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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