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정보조회사들이 블루오션으로 꼽히는 ‘건설근로자 노무비 구분관리 및 지급확인제’ 시스템 개발ㆍ적용 마케팅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건설사가 노무비 통장을 따로 관리할 때 발생하는 인력ㆍ시간ㆍ비용 등을 최소화해 연간 수십억원의 수익창출이 가능한 서비스 지원(시스템 개발) 시장을 선점하려는 조치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건설근로자 노무비 구분관리ㆍ지급확인제’는 지난해 국토해양부와 기획재정부, 고용노동부 등 3개 부처가 합동으로 발표한 ‘건설근로자 임금보호 강화방안’의 후속조치로 마련됐다.

　하지만 건설업계 등에서는 이 같은 제도 도입 이후 수천명에서 수만명에 달하는 현장 근로자(협력사에서 고용한 근로자 포함)의 노무비를 관리할 전용계좌 별도 개설 및 실근무내역 확인서를 일일이 만드는 게 쉽지 않아 골머리를 앓아왔다.

　노무비 지급 확인 시스템 개발 경쟁 치열

　이를 겨냥해 개발된 서비스가 ‘노무비 지급 확인 시스템’이다.

　현재 △서울신용평가정보(이하 서신평) △나이스D&B에서 서비스를 지원 또는 지원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5월 서비스를 시작한 서신평과 11월 서비스 개발을 상용화한 나이스D&B는 치열한 마케팅전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서신평은 GSㆍ한화ㆍ쌍용건설 등 50여개 업체와 함께 조달청 및 경기ㆍ경북ㆍ충북ㆍ공주ㆍ용인ㆍ양천 등 지방자치단체와 협약을 맺고 시스템 적용에 속도를 붙이고 있다.

　초기투자비가 없는 만큼 현장에 적용하는 게 손쉬운데다 모든 금융기관의 거래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해 본사와 현장별 분리 이용이 가능하다.

　노무비 청구 및 지급 정보 자동 취합(발주처, 원청사 모니터링 가능), 계좌지급제한 필요 시 계좌수탁관리 및 계좌이체 시스템 이용, 이체거래내역 조회, 청구내역 및 이체내역 비교 지급결과 확인 등이 가능하다는 게 서신평의 설명이다.

　나이스D&B도 10대 건설사를 중심으로 파일럿테스트에 착수, 시장 선점 경쟁에 뛰어들었다.

　나이스D&B의 ‘노무비탓컴’은 노무비를 공사대금과 분리 청구해 근로자 개인 계좌로 송금하도록 하고 청구내역과 지급결과를 감독부서에서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는 점에서 서신평의 서비스와 유사하다.

　대신 에스크로우(escrow) 기능을 이용해 타용도로 임금을 유용할 수 없도록 하고, ‘금융시스템’을 활용해 청구내역대로 비용을 입금할 수 있도록 했다는 점에서 차별화를 갖췄다.

　타인 명의의 통장 확인과 노무비 지급 여부를 실시간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기능도 포함됐다는 게 나이스D&B의 설명이다.

　하지만 1금융권인 농협만이 적용이 가능한 상태다.

　이달부터 삼성물산의 포항ㆍ강릉 현장 등에 파일럿 테스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업계, 파일럿 테스트 등 착수… 비용ㆍ효율성 검토

　이렇다 보니 건설업계에서는 두 신용정보조회사의 서비스 비용과 관리 등 효율성 검토를 강화하는 분위기다.

　추가 비용 및 인력이 반영돼야 하는 만큼 실효성 검증을 통해 사용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것이다.

　현재 신용정보조회사들의 서비스 비용은 △총 공사비 △현장 인원수 △현장수 등으로 구별해 책정하고 있다.

　대형건설사 한 관계자는 “기업뿐 아니라 발주처도 근로자의 임금체불 문제를 없애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갖고 있다. 그러나 통장을 자신의 명의로 하지 못하는 근로자에 대한 임금지급 문제 등에 대한 해결책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비용 부담이나 업무를 추가해야 하는 문제도 남은 상태”라며 “서비스를 적용한 이후 좋아지는 부분이 있어야 할 텐데, 과거와 다를 바 없다면 기업 내에서 자체적으로 처리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용정보조회사 관계자는 “건설 현장은 전국적으로 수백개에 달한다. 현장별로 최소 비용을 적용하더라도 풍부한 물량이 예상된다”면서 “근로자 체불임금도 막고 시스템 개발 및 서비스 제공을 통한 수익성까지 확보하는 일석이조”라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회사별 시스템이 일부 겹치면서 특허침해에 따른 피소 가능성이 엿보이는 상황이어서 서비스를 특화하는 전략으로 방향을 맞춰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한편 한국경영원은 ‘이콘’을 통해 노무비 확인 시스템 서비스를 지원해온 상황이며, 국토해양부에서 운영하는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KISCON)과 조달청 등도 노무비 확인 시스템을 운용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민간에서 추진해온 노무비 지급 확인 서비스와 공공에서 추진할 서비스 간 경쟁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형용기자 je8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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