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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高소음' 건설기계 2015년 판매 금지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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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정 소음 기준치를 초과하는 굴착기 등 건설기계류의 판매를 2015년말부터 전면 금지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그동안 공사장 소음의 주범으로 꼽혔던 건설기계에 대한 강력한 규제정책이 시행될 경우 소음·진동을 둘러싼 각종 분쟁이 줄어들지 주목된다. 다만 고성능 소음저감 기술이 적용된 건설기계의 경우 공급가격이 올라 건설업계의 부담도 덩달아 높아질 것으로 관측된다.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은 2008년부터 2012년까지 국내에서 신규 제작되거나 수입된 주요 건설기계 8종의 소음도를 분석한 결과, 검사대상의 평균 47%가 유럽의 소음기준을 초과했다고 14일 밝혔다.
세부 조사결과를 보면 굴삭기의 26.6%, 로더 47.2%, 롤러 37%가 유럽의 소음기준<표 참조>을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브레이커(78.6%)와 천공기(100%)는 검사대상 제품의 상당수가 유럽기준을 넘어, 소음도가 높은 기계류의 소음저감 기술개발이 시급한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굴삭기와 로더는 국내 제품과 국외 제품 간의 차이가 크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굴삭기는 소형 출력 제품의 경우 국내와 국외 제품 간 소음격차가 3데시벨(㏈)에 불과했다.
이재원 환경과학원 연구사는 “굴삭기와 로더는 어느 정도 유럽기준을 충족하고 있는 반면 브레이커, 천공기 등은 소음저감기술에서 유럽제품과 격차가 크다”고 말했다.
현재 환경부는 유럽 소음기준 이하의 건설기계에 대해 친환경상품마크를 붙여 판매토록 하고 있다. 하지만 친환경상품으로 등록된 건설기계는 굴삭기 25대, 바퀴식 로더 8대, 유압 브레이커 1대 등 모두 34대에 그친다.
이번 조사는 2008년부터 4년간 시행된 ‘건설기계류 소음표시제’가 건설기계의 소음도를 얼마나 낮췄는지를 파악하기 위해 진행했다.
건설기계류 소음표시제는 굴삭기, 다짐기계(롤러), 로더, 발전기, 브레이커, 공기압축기, 콘크리트 절단기, 천공기, 항타·항발기 등 건설기계류 9종의 소음도를 검사해 그 결과를 표지로 부착해 판매하도록 한 제도다. 이를 위반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항타·항발기를 이번 조사에서 뺐다.
환경과학원은 현행 소음표시제가 건설기계의 소음도를 낮추는 효과가 미약하다고 보고 환경부와 함께 내년부터 한단계 높은 규제정책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우석 환경과학원 생활환경연구과장은 “2015년까지 소음기준을 초과한 건설기계의 제작·수입을 금지하거나 저소음 건설기계 사용 활성화 제도를 도입해 국내 건설기계의 소음도를 유럽 수준으로 개선해나가겠다”고 밝혔다.
김법정 환경부 생활환경과장 역시 “그동안 소음표시제를 시행해왔지만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미약했다”며 “유럽처럼 일정기준이 안되면 판매 자체를 금지하는 등의 강력한 대책을 업계와 논의해 시행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현재 유럽은 일정 소음기준을 초과한 건설기계의 시장 유통을 금지하고 있으며, 일본은 우리와 비슷한 ‘저소음 마크표지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건설업계에선 건설현장의 고질적인 문제인 소음·진동 분쟁을 다소 줄여줄 수 있을지 기대하는 모습이다.
환경부가 집계한 소음·진동 민원발생 건수는 지난해 기준으로 5만6244건으로 2010년(5만3718건)보다 4.7% 증가했다. 가장 빈도가 높은 공사장 소음·진동 민원의 경우 지난해 3만6353건으로 전년대비 9.2% 늘었다. 같은 기간 사업장(-5.8%), 이동소음(-7.2%), 교통(-7.9%) 등의 민원이 감소하고 있는 것과 대비된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굴착기 등 건설기계 자체의 소음 발생이 줄어든다면 전반적인 공사현장 소음도 다소 줄어들수 있겠지만 상대적으로 건설기계 공급가격이 올라 건설사들의 부담이 커질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건설기계 제조업체들의 모임인 한국건설기계산업협회 관계자는 “건설기계의 원천적인 소음을 제거하기는 힘들다”며 “오히려 저소음 건설기계를 공사현장에서 사용할 때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이 합리적인 정책방향인 것 같다”고 주문했다.
김태형기자 k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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