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이번 동계 전력수급 대책은 올 겨울 한파에 따른 전력수급에 비상이 걸렸기 때문이다. 또 최근 잇달은 원전 고장으로 인한 발전소 가동 정지도 전력수급을 불안하게 하는 요인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긴급히 전력수급 대책을 마련하게 됐다.

지난해와 차이라면 강제규제가 아닌 전력수용가들이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는 점이다. 이는 지난해 강제 규제로 인해 기업과 국민들이 상당한 불편과 피해를 입었다는 점이 고려됐다.

정부는 이번 대책을 통해 수요를 최대 320만kW까지 줄이겠다는 방침이다. 이번 대책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이 바로 시간대별 전력 요금을 달리하는 선택형 최대피크 요금제 도입이다. 평상시에는 요금을 일정부분 할인해 주고, 하루전 수요예측을 통해 피크일과 피크시간대를 지정애 3~5배의 할증요금을 부과하는 제도다. 적용대상은 계약전력 300~3000kW 미만의 전력수용가다. 가정용은 제외된다. 지난달 요금제 설계를 마치고, 이달중 수요처 모집에 들어가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에 들어간다.

현행제도에서는 경부하시 kWh당 60.2원, 중간부하시 kWh당 105.2원, 최대부하시 kWh당 152.1원 등 시간대별 요금이 차등 적용되고 있다. 그러나 이 요금제를 적용할 경우 경부하와 중간부하시에는 각각 kWh당 54.2원과 94.7원으로 줄어들지만, 피크일 최대부하시에는 kWh당 410.7원으로 급등한다. 전력 피크 시간대는 주로 10~12시, 17~19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20만kW의 전력수요를 감축할 계획이다.

정부는 또 주간예고, 수요입찰시장 등 산업체 수요관리를 통해 동계기간중 최대 130만kW의 수요 감축에 나서기로 했다. 이를 위해 한전은 불확실성이 높은 월요일과 저녁 피크시간대 수요급증에 대비해 당일예고제를 신설하고, 한전직원 2500명을 활용한 ‘수요자원 전담관리제’를 실시하기로 했다.

1~2월중 3000kW이상 전기사용량이 많은 6000여개 대용량 수용가에 대해 최대 10%까지 의무 감축하기로 했다. 작년에 비해 규제기간·대상은 줄어들었지만, 부하변동률에 따른 감축량 할당 등 방식을 개선, 전년수준인 170만kW의 수요를 감축하기로 했다.

비상단계별 조치도 보강했다. 관심단계인 400만kW이하에서는 전기품질에 영향없는 범위내에서 전압조정을 통해 120만kW를 줄이고, 공공기관의 비상발전기를 활용해 30만kW의 수요를 감축하기로 했다.

300만kW이하의 주의단계에서는 대규모 수용가를 대상으로 단시간내 긴급절전을 통해 150만kW를 줄이기로 했다. 이 경우 계약에 의해 감축 인센티브를 제공하되 미이행시 패널티를 부여한다. 감축 지원금은 kWh당 2500~3000원이며, 위약금은 kWh당 750~1500원이다. 또 주의 단계 진입시 1시간동안 발전기별 최대보증출력 범위내에서 화력발전소 출력을 극대화해 30만kW의 예비전력을 확보하기로 했다.

경계단계인 200만kW이하 진입시 순환단전 시행에 앞서 치안, 소방, 공항, 의료 등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직결된 시설을 제외한 공공기관 강제단전을 우선 시행한다.

대대적인 범국민 에너지 절약운동도 전개한다. 계약전력 100~3000kW인 6만5000여개의 전기 다소비건물은 실내온도 20℃ 이하, 공공기관은 18℃ 이하를 의무적으로 유지해야 한다. 이를 어길 경우 과태료 300만원이 부과된다. 산업체 수요관리와는 별도로 일반빌딩, 상가, 아파트 등에서 자율적인 절전캠페인을 실시한다. 아울러 절전규제에 따른 범국민 국민발전소 건설운동도 확산한다.